[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아들로 이어진 장애와 열등감… 복음으로 기쁨과 감사 넘쳐

입력 2019-06-03 00:08

젖먹이 때 고열이 심한 감기로 중이염을 앓은 후 귀 신경 손상으로 왼쪽 귀 난청이 생겼다. 뒤에서 오는 차 소리도 잘 듣지 못하고 오른쪽 귀로만 듣다보니 정상적인 대화도 어려웠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잘 듣지 못하는 내게 “금주, 맹하지?” 하는 말에 큰 상처를 받았다. 그 후 벙어리같이 지내며 무시당하고 왕따도 당했다. 어느 날 수학문제를 풀다가 “얘, 바보 아니니?”라는 어머니의 말을 들은 후 열등감과 분노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내게도 결혼이라는 꿈 같은 시간이 찾아왔다. 내 자식만은 사랑받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 태교를 위해 미련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 그런데 아이가 돌쯤부터 선천적 발달장애라는 사형선고 같은 진단을 받았다. 신체 발달과 지능의 부족은 어떻게 해도 정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도 장애로 평생 열등감과 분노로 살았는데 내 아이는 몇 배로 겪겠구나’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찢어졌다.

게다가 아이는 어디를 가나 사고를 쳤다. 언젠가 대형마트에서 에스컬레이터의 비상단추를 눌러 사람들로 꽉 찬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춰서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매번 이런 수습이 안 되는 일로 너무 힘들었고 가족들에게까지 사랑받지 못하고 고립돼 갔다. ‘내 아이만큼은…’ 하면서 말하는 능력, 지적 능력, 신체 능력을 키우기 위한 특수교육을 시켰다. 여러 교육에 각각 따로 올인하다 보니 남편의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 됐다. 남편은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아이 교육에 시간과 돈,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몇 년이 지나도 아이는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지쳐갔고 고성이 오가며 싸우는 날이 잦아졌다. 아이는 아이대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원형 탈모까지 생겼다.

그러다 같은 교육기관에서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갔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지만 말씀은 늘 겉돌았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이 “예수님의 부활은 믿을 만한 증거가 되는 겁니다. 예언을 다 이루시고 부활하신 것으로 믿을 수 있도록 하신 겁니다”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그동안 들었던 구약의 예언들이 생각났다. 예수님께서 예언대로 부활하셨다면 진짜 하나님이 오신 것이고 부활의 표적이 전능자 하나님이라고 믿을 수 있는 증거임을 깨닫게 됐다.

순간 모든 것이 다 뚫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예수님께서 그 십자가의 길을 끝까지 참으시며 나를 살리려 하신 큰 사랑이 부어지며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그 사랑을 무시하고 아이의 장애로 열등감 속에 주인 돼 살았던 삶이 보이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나는 그 자리에 엎드려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 멋대로 살았던 삶을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셨다.

예수님과 한 몸, 한 생명 된 새 피조물! 눈처럼 깨끗한 존재가 된 나의 삶은 기쁨과 감사가 넘쳤다. 한쪽 귀만 들려도, 남보다 어눌해도, 정상적인 자식이 아니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하나님께 아이를 온전히 맡길 수 있었다. 그리고 고린도전서 12장 말씀을 받으며 전능자의 인격과 사랑 앞에 공동체 안에서 부족한 지체를 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내가 할 일은 복음을 전하는 일밖에 없었다. 남달리 제사에 극진했던 시집도 지금은 명절에 모이면 다 같이 찬송을 부르며 예배를 드리고 있고 ,친정 식구들도 하나둘 변하고 있다. 이웃들에게도 전도지를 나눠주며 수시로 부활의 복음을 선포한다.

예수님을 믿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진짜 장애라는 것을 가르쳐주신 하나님! 부활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주셨는 데도 눈이 가려서 보지 못하고 듣지도 못하며 진짜 장애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는 오늘도 부활의 복음을 들고 나선다.

이금주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