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직장에 다니셔서 외할머니 손에 자란 나는 나이보다 일찍 철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늘 많은 생각을 했고 그로 인해 머리는 늘 복잡했다. 예배시간도 하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였다. ‘형제를 위해 죽는 것이 마땅하다’는 말씀에 ‘나는 아직 그 수준은 아닌 것 같아, 나는 왜 그럴까’ 하며 고민을 거듭했다. 많은 생각은 졸음을 불러왔고 어느새 졸음은 습관이 돼 일상생활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 수업시간에는 너무 졸아 주로 교실 뒤에 서서 수업을 들었고 지하철만 타면 늘 졸거나 잠을 자서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어느 주일 예배 후 친구에게 “야! 나 오늘 별로 안 졸았지?” 했더니 “아니, 마찬가지였어” 했다. “또 심했어? 어떻게 졸았는데?” 했더니 친구가 휴대전화를 꺼내 예배 때 졸았던 동영상을 보여줬다. 정말 기가 막혔다. 머리는 90도로 꺾이고 좌우로 몸을 흔들며 자는데 이건 완전히 춤이었다. 이 동영상에 충격을 받은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바로 ‘내가 과연 예수님을 믿고 있는 사람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그게 바로 나라는 생각에 두려워졌다. 예수님이 누구인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도 헷갈렸다. 목사님의 부활을 아는 것과 믿는 것은 다르다는 말씀이 꼭 내게 하시는 말씀 같았다. 너무 고민이 된 나는 고3 여름방학에 보충수업도 듣지 않고 중고등부 수련회에 참가했다. 정말 변하고 싶었다. 그러나 수련회가 시작되면서 또 졸기 시작했다. 듣지 못하니 마음은 냉랭했고 기도를 해도 졸음은 마찬가지였다.
“하나님! 이 잠을 어떻게 해주세요. 말씀을 들을 수 없어요. 저 진짜 살고 싶으니 도와주세요.” 악을 쓰며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그래도 졸음은 계속됐다. ‘하나님은 안 계시는 것 같다. 나는 안 되는 것 같다. 아무것도 안 믿어진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간증문을 제출하고 막 울었다. 우리를 맡은 중고등부 선생님은 내 간증문을 읽으시더니 네 생각이라 생각되는 것에 동그라미를 쳐보라고 했다. ‘~같다.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이다.’ 등 수없이 동그라미가 쳐졌다. 선생님께서는 그때 바로 이 ‘생각’이 너의 우상이라고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하늘아, 잘 봐. 이건 다 너의 생각이야!” 하시며 간증문을 천천히 반으로 찢으셨다. 그러면서 느낌과 감정에 속는 나는 죽었고,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다 이루어놓으셨다고 했다. 그때 나도 놀랄 역전이 일어났다. ‘아! 내 생각 때문에 예수님을 믿지 못했구나!’ 비로소 나는 ‘부활로는 믿을 수 없어요, 부활 말고 딱 느껴지는 다른 것 주세요’라고 했던 내 생각을 한순간에 모두 내려놓았다.
내 생각에 갇혀 듣지 못했던 ‘예수는 역사다’라는 목사님의 말씀이 드디어 들리며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에 기록된 사건임을 정확히 알게 됐다. 예수님의 부활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증거였다. 그리고 그분이 나의 주인이시고 나의 하나님이신 것이 너무 확실해졌다. 입으로만 부활을 말하며 내 멋대로 내 생각을 붙잡으며 내가 주인 돼 예수님을 무시하고 짓밟고 살았던 삶! 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 엄청난 죄를 눈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원한 내 마음의 주인으로 기쁘게 영접했다.
수련회가 끝나고 나는 매일 새벽을 깨우기 시작했다. 많던 잠이 사라지며 복잡한 생각도 끊어졌다. 그 후 나는 대학교에 입학해 교회기숙사에 들어갔다. 공동체 지체들과 함께 노방전도를 하면서 부활이란 확실한 증거를 들고 예수님을 전했다. 복잡한 생각과 대책 없었던 잠에서 해방해 주시고 날마다 기쁘게 부활을 전하는 사명자로 놀랍게 변화시켜주신 예수님을 생각하면 날마다 감사가 넘친다. 오직 예수님만이 나의 주인이시다.
이하늘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