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 부부와 지인들을 회상하며 탐구한 곡 들려드립니다”

입력 2019-06-01 04:02

‘젊은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윤홍천(37·사진)이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 ‘비엔나의 저녁’을 갖는다. 윤홍천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대 중반에 독일로 유학 가면서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을 가장 먼저 여행했는데 슈만도 나와 비슷한 나이에 빈에 머무르면서 장래를 모색했다”며 “슈만 부부와 지인들의 면모를 회상하고 탐구한 곡을 들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베르트 슈만의 ‘유모레스크’, 클라라 슈만의 ‘스케르초’, 리스트의 ‘비엔나의 저녁’, 리스트가 편곡한 클라라의 곡 ‘그대의 눈 속에서’ 등을 들려줄 계획이다. 윤홍천은 유모레스크에 대해 “슈만은 아내가 될 클라라에게 이 곡을 ‘웃고 울면서’ 작곡했다고 썼다”며 “이 곡을 통해 삶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슈만은 이 시기에 사랑하는 여인을 곧 아내로 맞는다는 희열과 음악가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좌절감을 동시에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클라라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 천재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렸고 작곡가로서도 아름다운 곡을 많이 만들었는데 작곡을 그만둔 게 안타깝다”고 했다. 클라라의 재능에 감탄했던 리스트의 곡은 리사이틀에서 중간자 역할로 배치했다.

조성진 김선욱 선우예권과 같은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대개 콩쿠르 입상으로 유명해진 데 비해 윤홍천은 연주와 음반으로 세계 비평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2014년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에게 발탁돼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4차례 협연했고, 2016년 발매한 모차르트 실내악 음반은 독일 에코클래식상을 수상했다. 윤홍천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뭘 원하는지 계속 묻고 있다. 전형적인 연주로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것보다 연주 과정에서 나만의 색깔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