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혁신성 갖춘 국산 친환경차, 세계시장 선점 ‘가속 페달’

입력 2019-05-28 19:30
현대·기아차 연구소 연구원들이 환경챔버에서 중량 추정 정확도 향상 시험을 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소형 상용 전기차의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 적재 중량을 추정한 뒤 그에 맞는 최적의 성능으로 변경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현대·기아차 제공

‘2019 세계 10대 엔진’ ‘2019 오토카 어워드 게임체인저’ ‘동남아시아 첫 수소충전소 개소’.

한국에서 만든 친환경차와 관련 기술이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친환경 승용차 및 상용차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국내 자동차업계가 앞선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왁주(州) 쿠칭에서 열린 동남아시아 첫 수소충전소 개소식에서 사라왁주의 에너지 공기업 사라왁에너지사(社)에 수소전기차 ‘넥쏘’ 2대를 전달했다.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라왁에너지는 현지 교통·수송 분야 혁신을 위해 수소 생산 시설과 충전소 등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라왁에너지는 이번에 설립한 수소충전소의 시범운행 차량으로 현대차 넥쏘를 선정해 다양한 공공부문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전기차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현대차는 향후 동남아 지역에서 수소전기차 공급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넥쏘는 세계 시장에서 상품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으며 올해 5개월 만에 글로벌 판매 1000대를 돌파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 워즈오토가 선정한 ‘2019 세계 10대 엔진’에 뽑히며 우수한 친환경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입증한 데 이어 영국 유력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실시한 ‘2019 오토카 어워드’에서 ‘게임체인저’로 선정되기도 했다.

상용차 부문 전기차 기술도 앞서나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소형 상용 전기차의 적재 중량을 실시간 감지해 주행 상황에 맞도록 출력을 최적화하고 주행가능 거리를 안내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차량 내 부착된 가속도 센서와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적재 중량을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동력 조절 및 주행가능 거리 예측을 하도록 한 것이다.

소형 상용 차량은 특성상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별도의 무게 센서 없이 기존 에어백과 브레이크 제어 등을 위해 차량 내 이미 부착돼 있는 가속도 센서를 활용해 원가 상승 요인을 줄였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출시될 소형 상용 전기차에 이 기술을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 상용차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주 전기차 엑스포에서 향후 출시될 ‘포터 EV’를 우체국 운송차량으로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스위스 수소에너지 기업 ‘H2에너지’에 5년 동안 수소전기 대형 트럭 1000대를 공급키로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상용 전기차는 승용 전기차와 운행 여건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은 배터리와 출력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전기차가 상용 모델까지 확대되기 시작한 상황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동화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