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10명 중 4명 이상이 미세먼지로 건강 이상을 경험했고, 부모의 절반가량이 공기가 좋은 곳으로 이민을 고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8일 개최한 2019년 제1차 인구포럼에서 발표된 ‘미세먼지와 노인, 아동의 삶’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아동의 야외활동을 제약하고 건강상 위해를 끼치는 등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만 12세 이상 아동 보호자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면접조사에서 아동의 44.5%가 미세먼지로 건강상 이상 증상을 경험했고, 이 중 87%가 병원 진료를 받은 적 있다고 답했다. 부모의 30.9%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자녀가 등교·소풍 등 야외활동을 하지 못하게 했고, 41.7%는 가족·친구모임과 여가활동에 참여하지 않게 했다.
공기가 좋은 곳으로의 이사와 이민을 고려해 본 부모도 각각 71.4%, 55.4%에 달했다. 추가 자녀 출산 계획이 있거나 미정인 부모 24.6% 가운데 83.2%는 미세먼지가 임신과 출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노인도 마찬가지였다. 65세 이상 1000명을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66.9%는 미세먼지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고, 50.6%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문제를 경험한 25.5%의 노인 중 40.9%는 병원 진료를 받았다.
이상정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미세먼지는 노인과 아동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해 미세먼지 대책이 마련돼야 하며,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