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분야에도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존재한다. 골목식당 프로그램은 요식업 전문가 백종원씨가 다양한 식당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법을 제시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약간의 도움’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성장의 발판이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주관하는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는 농식품 경영체 투자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자금조달 애로를 해결해준다. 시설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해 더 큰 기업으로 커나가는 밑거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가정간편식 제조유통 기업 ‘프레시지’는 대표적 성공사례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전문 요리사가 개발한 레시피를 기반으로 식재료를 제공한다. 신선한 재료로 맛있고 건강한 식사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업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자금과 영업망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프레시지는 농식품모태펀드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제시하고 자금을 유치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번의 투자로 55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돈으로 농산물과 육류를 수매할 수 있었다. 야채 전처리 기업인 웰푸드, 육류 처리 및 가공 기업인 프레시키트를 계열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신선식품 밸류체인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프레시지는 2017년 15억원, 지난해 476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거뒀다. 급격한 매출 성장은 고용 촉진으로 이어졌다. 2017년 105명이었던 임직원은 지난해 300명으로 늘었다. 명실상부한 중견기업으로 큰 것이다.
농식품 기업에 희망과 도움을 주는 농식품모태펀드는 2010년 처음 생긴 이래 지난해 말 현재 64개 농식품펀드로 확장됐다. 그동안 투자총액은 6859억원에 달하며, 506건의 투자를 끝냈다. 특히 지난해엔 ‘아주 아그리젠토 1호 투자조합’을 포함한 4개 농식품펀드가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 펀드의 회수금액(투자원금+수익)은 1391억원으로 투자원금 대비 평균 1.66배(66%)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 980억5000만원(정부 500억원, 민간출자 480억5000만원) 규모로 농식품 분야 6개 펀드를 조성한다. 이 가운데 창업 활성화를 위해 조성되는 ‘농식품벤처펀드’는 사업 개시 후 5년 미만으로 연구·개발(R&D),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을 활용해 농식품 분야에서 가치 창조를 모색하는 농식품 경영체에 투자할 계획이다. ‘마이크로펀드’는 건당 5억원 이내 소액자본을 투자하는 펀드다.
농식품모태펀드는 예비창업자 및 농식품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자본의 유입으로 농식품 분야의 생산·가공·유통 등에 걸쳐 활기를 돌게 만든다. 최근에는 농식품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올 하반기에는 수산분야 조합 결성을 위한 출자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