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불씨 살린 트럼프 “북 발사, 제재위반 아냐”

입력 2019-05-27 18:59 수정 2019-05-27 23: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 도쿄 영빈관에서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고 비핵화를 향해 나아갈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일본을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을 경제강국으로 만들고 싶어한다”며 “그는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면 그런 일(경제강국)은 없을 것이라는 걸 아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도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북한 영토는 바다와 접해 있어 부동산 사업을 하기 아주 좋은 땅”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해야 경제적 번영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선 미국과의 대화에 다시 나서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내 사람들은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지만 나는 다르게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관심을 끌려고 (미사일 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뜻도 피력했다. 이어 “우리(북·미)는 언젠가 합의를 이룰 것”이라면서도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했다.

두 정상은 미·일 양국의 대북 정책이 일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아베 총리와 협력을 계속하겠다”며 “미·일동맹은 강고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회견에서 “최근 북한 정세를 감안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대북 정책을 심층 조율해 왔다”며 “일본과 미국의 대북 입장은 완전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유감”이라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각 차를 노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 문제도 진전되고 있다”며 “북한은 오랫동안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도 하지 않고 소소한 활동만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은 상호 존중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일본인 납북자 가족을 면담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들이기 위해 오랜 기간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2017년에 이어 이번에도 납치 피해자 가족을 만나 격려하고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납치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 내가 직접 김 위원장을 조건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내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납치 피해자 귀환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