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문 대통령, 경제정책 대전환을”… 1대 1 영수회담 또 제안

입력 2019-05-28 04:0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황 대표는 거친 언사가 여당과의 협상을 저해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게 거친 언사인가. 이 정부가 경제를 폭망하게 했다는 것이 거친 언사인가”라고 반문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지금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일은 경제정책 대전환밖에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대일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또 경제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당대표 직속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를 이달 내 출범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달 초부터 이어진 장외투쟁이 일단락됐지만 국회 정상화 대신 ‘정책 투쟁’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황 대표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지난 18일간의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경제정책 대전환만 결단하면 우리 당이 앞장서서 돕겠다”며 “저와 일대일로 만나서 제가 직접 겪은 민생현장의 절박한 현실을 들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청와대가 제안한 여야 5당 대표 회동 대신 일대일 영수회담을 거듭 제안한 것이다.

황 대표는 “정책 대전환 없이 민생의 절망을 풀어낼 길이 없다. 이제 한국당이 대안을 만들고 국민과 함께 정책투쟁을 벌여가겠다”며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를 수행할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를 이달 말까지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위원장으로 재정경제부(옛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김광림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황 대표는 이어 국회 상임위원장·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고 “국민이 우리에게 내준 숙제 중에 정부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많지만, 힘닿는 데까지는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국회 정상화에 대해서는 “국회가 국회답지 못하고 민주적이지 못한 운영이 계속된다면 들어가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여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철회하고, 제1야당을 무시하고 독선적으로 국회를 운영한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한다면 국회로 돌아가 일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정상화를 둘러싼 여야 협상 교착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국당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제발 국회로 돌아와서 민생 입법도 처리하고 추가경정예산안도 통과시키는 역할을 하루빨리 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몸을 바짝 낮췄다. 하지만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국회 복귀로 민생을 챙길 것인지, 장외에서 빙빙 돌며 민생을 파탄 내겠다는 것인지 황 대표의 진지한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태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제1야당 대표가 사이비 종말론 교주가 되고자 하는 것이냐”고 황 대표를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도 “지금 한국당은 보수가 아니라 극우, 짝퉁”이라고 비난했다.

한 야당 중진 의원은 “이렇게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는 원내대표들도 섣불리 국회 정상화 협상을 타결짓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럴 때 청와대가 야당 대표와 만나 꼬인 정국을 풀어내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선 심우삼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