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독한 혁신으로 2025년 배터리 사업 세계 톱3 진입”

입력 2019-05-27 19:27

김준(사진)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행복한 미래를 위해 독한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년 전 경영 전쟁터를 알래스카에서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겨오겠다고 한 이후 새로운 경영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김 사장은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알래스카는 생존에 방점을, 아프리카 초원은 경쟁은 심하지만 경쟁력만 갖추면 모두가 지속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며 “아프리카 초원 생태계가 행복할 수 있게 공존할 오아시스를 파겠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은 가만히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합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좀 더 독하게 혁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하루에 24시간 배터리 사업을 생각한다”고 했다. 정유, 화학 등 기존 사업은 큰 변화가 없고 안정적이지만 배터리 분야는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여서 그만큼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에서 글로벌 톱3 안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430GWh인 수주잔고를 2025년 700GWh로 늘리고, 생산 규모도 현재 5GWh에서 100GWh로 키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 배터리 핵심기술인 ‘NCM 9½½’을 조기 상용화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기술은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90%-5%-5%인 배터리 양극재를 쓰는 것으로, 1회 충전에 500㎞ 이상 달릴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단순히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 배터리 서비스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도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전기차 배터리를 임대하는 방식의 사업 구조를 만들면 배터리를 수거해 재활용하기도 쉽고,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도 선택할 수 있게 돼 전기차 초기 구매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E모빌리티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 사업을 ‘BaaS’(서비스로서의 배터리 사업)라고 소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소재·화학 등 성장 사업 투자를 지속해 성장 사업의 자산 비중을 현재 30%에서 2025년 60%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석유와 윤활유 사업은 글로벌 및 기술을 기반으로 빠른 속도로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겨가는 ‘초원 전략’을 가속할 방침이다. 석유사업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석유제품을 확대하고 윤활유는 고급 윤활유 시장 1위 지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25% 수준인 글로벌 자산 비중을 2025년까지 6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LG화학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 김 사장은 “구성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고, 고객사들이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이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며 “중국, 유럽 등이 배터리 사업을 키우겠다고 하고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 이런 일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