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조합원이 고용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노총과의 갈등 끝에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27일 한국노총과 경찰 등에 따르면 한국노총 건설노조 소속 조합원 김모씨는 이날 오전 2시쯤부터 개포 8단지 재건축 현장 1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소속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소방대원은 오전 3시쯤 출동해 타워크레인 주변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김씨는 ‘농성을 중단하라’는 경찰의 설득을 거부하고 있다.
김씨는 현장에서 건설업체와 교섭을 담당했던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건설업체와 근로계약서를 체결했지만 민주노총 반대에 부딪혀 한 달 넘게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자 책임감을 느껴 농성을 시작한 듯하다”며 “김씨와 계속 통화하고 있는데 오늘 안에 내려올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지난달 23일부터 개포 8단지 재건축 현장에서 서로 ‘본인 소속 조합원을 고용하라’며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4시부터 공사장 현장 입구에서 고용 요구 집회를 열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공사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조합원 한 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연행됐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