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 한일고와 예산 덕산고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만나는 교육학 수업은 한일고 박영철 교사가 이끌고 있다. 그는 온라인 공동 수업을 학생의 수업 선택권 확장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평가했다. 다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깔리더라도 성패는 결국 교사의 열정에서 갈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 수업해본 소감은.
“지식 전달 측면에선 교실 수업과 큰 차이가 없다. 수업 자료나 관련 동영상을 공유하는 면에선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온라인 수업 안에서 아이들을 모둠으로 나누고 토론도 붙이고 투표도 하고 이를 정리해 공유도 가능하다. 정말 힘든 점은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부분이다. 수업 초반에는 정말 어려웠다. 다른 학교 학생이 섞여 있으니 매우 서먹했다. 아이들은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인터넷 강의로 대했다. 개그 프로그램을 볼 때 같이 보면 웃는데 혼자 보면 잘 안 웃지 않는가. 저는 평소 교실 수업에서도 농담으로 수업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들 무표정이 난감했고 시작한 걸 후회하기도 했다.”
-어떻게 극복했나.
“질문을 던지고 한번 기다려봤다. 한 명 두 명 대답하기 시작했고 점점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학생에게 수업은 자체가 스트레스다. 그래서 농담도 섞고 동영상을 많이 보여주면서 반응을 끈기 있게 기다렸다. 지금은 스스럼없이 웃고 저에게 농담도 건넨다. 지금은 아이들끼리 ‘우리 학교는 이런데 너희는 어때’같이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우리 학교는 외딴곳에 위치해 있다. 다른 학교 학생들과 만나려면 공간적으로 제약이 크다. 온라인 공동 수업이 이런 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점은 다른 농어촌이나 도서 벽지에 위치한 학교들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
-제언할 부분은.
“교사마다 성향이 다르다. 교실에서 정말 잘 가르치는 분들도 여기서(온라인 공동 수업)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퍼포먼스가 받쳐주지 않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다양한 교수법이 연구되고 공유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원에서 하는 인강(인터넷 강의)과 다를 게 없어진다. 또한 초창기에는 교사들이 수업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저는 온라인 수업을 준비할 때 일반 수업보다 2~3배 더 시간을 쓴다. 검색도 하고 영상 편집도 하고 가끔 직접 촬영도 한다. 학생들도 성향이 제각각이다. 화면에 얼굴이 나오는 걸 싫어하는 아이도 있다. 말보다 글로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아이도 있다. 이런 점들을 담아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수업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
공주=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