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EU 집행위원장에 베버 1순위

입력 2019-05-27 19:02
사진=신화뉴시스

유럽연합(EU)은 차기 지도부 구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차기 지도부 구성은 향후 EU 내부는 물론 국제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그룹과 중도좌파 사회당(S&D) 그룹의 ‘과점 체제’가 붕괴되고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과 녹생당 계열이 약진하면서 지도부 선출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U에서 ‘빅5’로 꼽히는 중요 직책은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EU 정상회의 의장, EU 행정부 수반인 집행위원장, EU 입법기관인 유럽의회 의장, EU 중앙은행 격인 유럽중앙은행 총재,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다. 빅5 인선은 국가는 물론 정치적 이념, 회원국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번엔 남녀 비율을 좀 더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빅5 가운데 가장 먼저 후임자가 결정되는 자리는 집행위원장이다. 집행위원회는 28개 EU 회원국 정부로부터 독립돼 EU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조직으로 EU 법안 제안과 이행, 예산 관리 및 집행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기관이다. 집행위원장은 EU 정상회의에서 후보를 추천한 뒤 유럽의회에서 최종 선출하는 절차를 통해 결정된다. EU는 2014년 유럽의회 선거부터 정치집단별로 ‘슈피첸칸디다텐(Spitzenkandidaten)’으로 불리는 대표후보를 내세우고 선거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정치집단의 대표후보가 집행위원장 후보 1순위가 되도록 했다.

이번 선거에서 EPP그룹이 의석을 많이 잃었지만 제1당의 지위는 유지하는 만큼 만프레드 베버(사진) 대표후보가 집행위원장 후보에 가장 가깝다. 하지만 대표후보 제도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데다 EU 회원국마다 찬반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EU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지지와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U 정상들은 28일 비공식 회의에서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 추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런 입장 차 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 만약 대표후보 제도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EU를 대표해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었던 프랑스 출신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 불가리아 출신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가 EPP그룹의 유력한 대체후보로 거론된다. 프랑스 출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유력한 후보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중앙은행 총재 후보로도 거론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