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이지만 동시에 전 지구적 이야기”

입력 2019-05-26 21:09 수정 2019-05-27 14:11

“웃음은 더 어두워졌고 분노의 목소리는 더 사나워졌으며 울음은 더 절망적이다.”(미국 버라이어티) “봉준호 감독의 가장 성숙한 작품이다.”(미국 할리우드리포터) “덩굴처럼 뻗어와 당신 속에 깊숙이 박힌다.”(영국 가디언)

프랑스 칸영화제가 한창이던 지난 21일(현지시간) 영화 ‘기생충’이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되자 외신들은 일제히 격찬을 쏟아냈다. 양극화 문제를 그 어떤 영화보다도 깊숙하게 파고들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영화는 가난한 가족과 부유한 가족을 대비시키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는 고액 과외 일자리를 얻으면서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게 된다. 기우를 시작으로 딸 기정(박소담)과 기택까지 박 사장네 집 입성에 성공한다. 영화는 기택의 가족이 박 사장네 집에 기생하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하는 순간,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칸에서의 공식 상영 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와서 다 자신들 나라 이야기라고 했다”고 전했다.

영화제 심사위원들도 지극히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인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놀라워하는 분위기였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기생충에 대해 “무척 유니크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생충은)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여러 개의 장르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며 “한국을 담은 영화지만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도 긴급하고 우리 모두의 삶에 연관이 있는 그 무엇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미있게 이야기했다”고 평가했다.

‘기생충’은 칸에서의 뜨거운 호평에 힘입어 전 세계 192개국에 선판매됐다. 종전 기록을 보유한 ‘아가씨’(176개국)를 넘어 역대 한국 영화 최다 판매 신기록을 수립했다. 국내 개봉일은 오는 30일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