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내 ‘생태통로’를 오가는 동물 수가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절되거나 훼손된 생태계가 되살아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무인카메라 등으로 분석한 야생동물의 생태통로 이용 횟수가 2014년 9곳 2056회에서 지난해 14곳 7921회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곳 평균 이용은 2014년 228.4회였던 게 지난해 565.8회로 늘었다. 약 2.5배다.
생태통로에는 멸종위기 1급인 반달가슴곰 산양 수달을 비롯해 2급인 담비 삵 하늘다람쥐 무산쇠족제비 참매 등 모두 합해 69종이 오갔다. 오간 횟수가 가장 많은 건 1만503회였던 고라니와 1만154회인 멧돼지였다. 장소별로는 설악산 한계령의 이용횟수가 7994회로 가장 많았다. 국립공원공단은 “생태통로가 안정화됐는지 판단하려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추가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생태통로는 야생동물 찻길사고(로드킬)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나 생태축(생태학적으로 중요하고 인접 생태계 기능을 잇는 축이 되는 지역) 연결이 필요한 곳 등에 터널이나 육교 형태로 설치하는 ‘생태길’이다. 국립공원에서 가장 오래된 생태통로는 지리산 시암재에 있다. 2017년엔 오대산과 속리산에 생태통로가 새로 설치됐다. 다만 그간 일부 생태통로는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예산이 아예 배정되지 않거나 이용횟수가 거의 없는 등 관리 부실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왔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최근 생태통로 관측지침서를 재개정해 야생동물 이용현황과 서식환경 분석, 시설물 상태를 살피도록 권고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