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검사 전 액체 장세척제 복용이 고역?… 알약 나왔어요

입력 2019-05-28 04:07
대장내시경 검사 장면. 최근 알약 형태의 장세척제가 개발돼 기존 액체 장정결제 복용으로 인한 부담을 많이 덜게 됐다. 국민일보DB

대장암이나 전단계인 용종 여부를 확인하는 대장내시경 검사는 고역이다. 검사 전 액체로 된 장세척제(장정결제)를 복용해 장을 깨끗이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특유의 구역감과 불쾌한 맛은 물론 많은 양의 물에 타서 마셔야 하는 등 준비 과정이 너무 힘들어 대장암 검진 자체를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국내 한 제약사가 대장내시경 검사용 장세척제를 액체가 아닌 알약 형태로 만들어 보급해 환자들이 복용 부담을 훨씬 덜게 됐다.

한국팜비오는 장세척제로 쓰이는 ‘황산염 액제’(OSS)를 세계 최초로 정제(알약)로 바꾼 개량신약 ‘오라팡 정’을 개발·출시했다. 알약 OSS는 니글니글한 맛으로 인한 복용의 불편함을 개선했고 장내 거품을 없애는 시메치콘 성분도 들어 있어 별도의 거품제거제를 먹을 필요도 없다.

서울대병원 등 국내 8개 대학병원에서 200명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실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95% 이상의 우수한 장 정결도와 오심 구토 등 소화기 부작용이 기존 약물보다 유의하게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량신약 승인을 받았다. 대항병원, 한사랑병원 등 국내 30여개 병원에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복용 방법은 이렇다. 성인 기준 검사 전날 이른 저녁에 14정을 물 425㎖(500㎖ 생수 한통 정도)와 함께 복용하고 이후 1시간 동안 그 정도 양의 물을 두차례 더 마신다. 검사 당일 오전에 추가로 14정을 비슷한 방식으로 먹으면 된다.

대항병원 이두한 원장은 27일 “환자 편의를 위해 알약 형태 장세척제를 기본으로 하고 알약을 먹기 힘들어하는 고령자 등에게만 액체 형태를 권한다”면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약 복용 후 설사로 몸에서 빠져 나가는 전해질의 보충이 필요한 만큼, 이를 감안한 대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