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무인 정보단말기)에 설치된 동전 투입구에 외국 주화나 동전을 넣는다. 이어 터치스크린을 몇 번 누르면 QR코드(격자무늬코드)가 찍힌 영수증이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하면 동전 액수만큼의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 포인트는 아모레퍼시픽이나 스타벅스 등 22개 제휴사에서 기프티콘으로 바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 ‘버디코인’이 새롭게 선보인 핀테크 서비스다.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행사장. 수십 개 부스 가운데 버디코인 부스 앞은 새로운 핀테크 기술을 체험하려는 이들로 유독 북적였다. 버디코인 관계자는 “(버디코인 키오스크는) 현재 홈플러스 야탑점에만 설치돼 있는데 단국대 공학관에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빠르게 성장하는 핀테크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국내외 핀테크 업체 간 교류를 넓히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25일까지 문을 여는 행사장에는 다양한 핀테크 기업 53곳이 체험관을 마련했다.
스타트업 ‘핀트’는 투자운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내놓았다. 앱으로 투자 성향을 테스트한 뒤 증권사 계좌를 만들어 20만원 이상을 넣으면 로보어드바이저 ‘아이작’이 직접 운용해준다.
행사장에선 주요 핀테크 기업 대표들의 특강도 이어졌다. 이들은 ‘핀테크 기업, 성공과 도전’을 주제로 얘기를 하면서 지속적 혁신, 소비자 친화,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를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 기업이라 정의한다”면서 “기술이 금융을 이끌어가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과 카드, 지갑이 사라지는 포스트캐시(post-cash), 포스트월렛(post-wallet) 시대를 앞당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쉬운 금융을 넘어, 딱딱한 금융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앞으로도 쉽고 즐겁게 풀어나가는 회사가 되겠다”고 했다.
모바일금융서비스 ‘토스’를 출시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규제 때문에 앱 출시를 접어야 했던 5년 전 경험을 떠올리면서 규제 완화를 역설했다. 이 대표는 “현재 핀테크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들은 대부분 토스에서 처음 시작했다”며 “이제는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로 완전히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파운트’를 비롯한 5개 핀테크 업체가 투자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약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