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에도 추모 발길

입력 2019-05-23 19:02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다. 김해=이병주기자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시민분향소가 23일 마련됐다. 10년 전과 같은 자리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성경영(49·여)씨는 정장을 차려입고 헌화한 뒤 “존경하는 분으로 부모님 기일이나 마찬가지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영정 사진을 바라보면서 눈시울을 붉힌 그는 “국민을 아꼈던 그 마음, 그 정신을 깨어 있는 사람들이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휴가를 내고 분향소를 찾은 김모(48·여)씨는 “노 전 대통령은 항상 기본적인 것을 말했다.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위해야 한다고 했다”며 “정치인이 국민보다 자기이익을 우선시하는 행동을 할 때 그 말씀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사진 앞에서 발길을 한동안 못 떼는 시민들도 있었다. ‘벌써 10년, 당신이 여전히 그립습니다’는 입간판 앞에서 눈물을 훔치던 윤옥현(57·여)씨는 “계속 살아계셨다면 어떤 사회를 만들었을지 상상하곤 했다”며 “낮은 사람을 대우해주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 말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 즐겨 태우던 ‘클라우드9’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놓고 가기도 했다.

사회적공론화미디어 등 24개 시민단체가 마련한 분향소는 25일까지 운영된다. 분향소 한 쪽에는 노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는 공간과 사진, 노란 바람개비 등이 전시됐다. 시민들이 노란 종이에 마음을 담아 쓴 편지는 봉하마을로 보내질 예정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