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세계적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 대담에서 고객 중심 가치, 조직문화 혁신과 미래 트렌드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성장 가능성을 자본시장에 설명하고, 미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규성 칼라일그룹 공동대표와 만나 고객의 요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고객 및 자본시장 주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담 형식의 소통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공동대표와의 대담은 청중들 앞에서 30분간 영어로 진행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고객”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비스, 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 자문하고 있다”면서 “고객 중심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 모든 직원들은 고객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가 아니라 공유하기를 원한다는 의식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우리의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사업 구상도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로 ‘미래 트렌드 대응’을 꼽았다. 그는 “연구개발 부문 투자 확대, 연구개발의 효율성 증대가 중요하다”면서 “외부 기술들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도모하는 문화 조성이 중요한 미래 성공요소”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전장화 등 미래차 혁신기술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과 조직문화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알렸다.
정 수석부회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들어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개발과 관련, “삼성동 부지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미래 가치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라며 “좋은 투자자들을 유치해 공동개발하고, 수익을 창출해 현대차그룹 핵심사업에 재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선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한다. 수익을 최대화하고 수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에서 투자자의 목표와 현대차그룹의 목표가 동일하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과 현대차그룹 등 모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