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를 파괴하는 주범인 민물가마우지와 버드나무가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강원도 춘천시는 민물가마우지와 버드나무가 공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동면 장학리 소양3교 인근 버드나무 군락지는 겨울철 소양강에서 피어난 안개가 나무에 얼어붙으며 새하얀 상고대를 형성, 장관이 연출되는 곳이다. 전국 사진 동호인들은 매년 겨울철마다 상고대를 찍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그러나 버드나무 군락지는 2009년부터 이곳에 정착한 민물가마우지로 인해 고사 위기에 놓여있다. 이곳에 둥지를 튼 민물가마우지는 1800여 마리로 산성을 띠는 이들의 배설물이 나무를 말려 죽이고 있다. 이 새는 겨울철이면 따뜻한 남쪽 지방으로 내려가는 철새지만 이상 기온으로 서식지가 북상하면서 겨울에도 춘천에 머물고 있다.
시는 버드나무 보호를 위해 2017년 보호종인 민물가마우지를 유해 조수로 지정해달라고 환경부에 건의했지만 농작물, 과수 등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해 조수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에 시는 민물가마우지를 포획하거나 내쫓는 작업 대신 오는 8월 고압 살수 물청소를 통해 배설물을 제거하기로 했다. 제거작업은 연중 1~2차례 진행한다.
민물가마우지를 포함한 철새를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 올해 소양강 일대에 20m 길이의 전망대 1곳과 화장실을 설치해 철새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어 2020년까지 전망대 3곳과 산책길 1곳을 확충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배설물 제거를 통해 버드나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민물가마우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