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서 기도하는 일은 중요하다. 먹거나 잠을 잘 때, 등산할 때 등 다양한 삶의 순간에서 참고할 기도문이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성공회 신학자인 이블린 언더힐은 1875년생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신학 강의를 맡은 최초의 여성이다. 그가 1924년부터 기도 모임을 가지며 사용했던 기도서가 2016년 한 피정의 집에서 발견돼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기도서는 3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신앙 선배들의 기도로 채워져 있다. 언더힐 본인이 짧게 첨언하거나 직접 쓴 장문의 기도문도 담겨있다. 어린이를 만났을 때는 “그들이 언제나 하늘에 계신 아버지 얼굴을 품고 사는 사람을, 거룩한 당신의 영광을 안고 사는 사람을 만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기도 모임에 앞서 언더힐은 “우리 혀에는 언제나 말씀이 떠나지 않으며 우리 마음에는 당신의 사랑이 머물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기도 모임 중에는 “우리가 당신을 발견하고 당신 안에서 당신을 통해 우리를 찾게 하소서”라고 했다. 모임을 찾아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서도 “우리에게 기도를 부탁한 이들을 기억하소서”라며 “당신을 기억하면서 그들을 마음에 품고 당신께 나아갑니다”고 기도했다.
언더힐의 기도 모임은 많은 이들에게 안식과 평안을 줬다. 그 모임은 항상 기도와 함께했다. 성공회 신자로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TS 엘리엇은 “언더힐은 명민함과 소박함으로 다른 사람이 영적으로 풍요롭고 신앙적으로 성숙한 삶을 살도록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