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내부 소통 문제로… 르노삼성차 또다시 ‘시계 제로’

입력 2019-05-22 20:34

노사가 11개월 만에 어렵사리 도출해 낸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르노삼성자동차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이번 투표 결과는 노조 내부의 소통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노조 조합원 수는 모두 2219명이다. 그중 절반이 넘는 1736명은 부산공장 기업노조에 가입돼 있다. 21일 조합원 총회 찬반 투표에서 부산공장 기업노조는 찬성 52.2%, 반대 47.2%로 합의안에 찬성했다. 그러나 정비인력이 다수인 영업지부에선 찬성 34.4%, 반대 65.6%로 집계돼 결국 부결 처리됐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2일 “영업지부 반대율이 높았던 것은 외주 용역화로 인한 고용불안 요소가 큰 데다 부산공장보다 낮은 기본급으로 최저임금 미달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합원이 영업소에 흩어져 있는 특성상 영업지부와 집행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충실히 반영되지 않은 채 잠정합의안이 만들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회사 측에 성실 교섭을 촉구하기 위해 27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할 방침이다.

노조가 새로운 협상안을 가지고 회사와 재협상에 나서야 하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앞서 2차 또는 3차 재협상을 통해 협상이 타결된 경우들도 있어 예단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014년, 2016년, 2017년 등 최근 5년간 네 차례나 임단협 협상안을 1차 투표에서 부결시킨 전례가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