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유증기 누출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5일 만에 바로 옆 그린케미칼 공장에서 미량의 암모니아가 유출됐다. 감지된 암모니아의 양이 기준치를 밑돌아 환경·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준은 아니었지만 연이은 화학물질 관련 소식에 인근 주민들이 큰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서산시와 충남소방본부, 서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등에 따르면 오전 10시42분쯤 서산시 대산읍 그린케미칼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감지됐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과 중앙119구조본부 등은 장비 9대와 인력을, 서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5개팀을 출동시켜 현장 수습에 나섰다. 서산시도 오전 11시5분쯤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긴급재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공기 중 암모니아 농도 역시 작업장 허용기준인 25ppm보다 낮은 21ppm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및 환경당국은 정확한 경위와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대산공단 내 화학관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산업단지 내 안전 및 화학물질 관리대책 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대산공단에서는 2017년 3건, 지난해 10건, 올해 7건 등 최근 3년간 총 20건의 화학관련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서산시가 ‘유해 화학물질’ 관련 사고로 분류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1월 발생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의 벤젠 누출사고, 지난달 18일 지곡면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페놀 유출 사고 등 2건에 불과하다.
서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화학물질 관련 사고라는 표현은 매우 광범위하다”며 “아주 작은 화재가 발생해 뭔가를 태울 경우 화학물질이 발생한다. 20건은 이런 작은 사고까지 모두 집계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현재 시가 유해 화학물질 사고로 분류한 사고는 2건”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고의 경중에 관계 없이 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감지된 암모니아의 수치가 기준치를 밑돌았지만, 5일 만에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산읍 독곶2리 주민 정모(72·여)씨는 “어떻게 일주일도 안돼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불덩이를 안고 사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동네에서 나가지를 못해 이러고 사는데 정부라도 대책을 내놔야 할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서산=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