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낮췄다. 정부 목표치(2.6~2.7%)보다 낮은 수준이다. OECD는 수출 감소, 제조업 구조조정 등으로 한국의 성장세가 둔화된다고 지목했다. 특히 반도체 부진이 뼈 아프다.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0.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OECD는 21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4%, 내년 2.5%로 예측했다. 지난 3월에 내놓은 전망치보다 각각 0.2% 포인트, 0.1% 포인트 낮췄다. OECD는 성장률 수정 이유로 수출 감소와 제조업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고용 위축을 꼽았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6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수출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4.5% 증가)보다 무려 5% 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민간 소비(2.7%→2.5%), 투자인 총고정자본형성(-0.6%→-2.4%), 소비자물가(1.9%→0.8%) 등의 올해 경제지표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 전망치도 2.1%에서 1.1%로 나빠졌다. GDP 대비 경상수지는 5.5%에서 4.3%로 낮춰 잡았다. 다만 OECD는 올해 한국의 실업률 전망치는 4.0%에서 3.9%로 내렸다.
OECD는 한국 정부에 ‘구조개혁 정책을 동반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권고했다. 가장 중요한 과제로 ‘노동생산성 향상’을 제시했다. 그동안 한국이 낮은 노동생산성을 장시간 노동으로 보완했지만, 주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의 변화를 고려해 노동생산성을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OECD는 서비스업과 중소기업 생산성 제고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OECD는 ‘우울한 전망’은 갈수록 나빠지는 한국의 경제 상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1분기 경제성장률 성적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좋지 않다. 지난 19일 OECD가 공개한 22개 회원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에서 한국은 최하위였다.
OECD뿐만 아니라 주요 경제기관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다. 정부도 다음 달로 예정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