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빠졌는데도… 골스 ‘시스템 농구’ 파죽의 파이널행

입력 2019-05-22 04:08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드레이먼드 그린(오른쪽)이 21일(한국시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2018-2019 미국프로농구(NBA) 서부 콘퍼런스 결승 4차전에서 알파룩 아미누의 슛을 블록하고 있다. 그린은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맹활약하며 팀을 5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AP뉴시스

‘디펜딩 챔피언’은 주축급 선수 2~3명의 부상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미국프로농구(NBA) 최강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부상 악재에도 서부 콘퍼런스를 가볍게 제패했다.

골든스테이트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모다센터에서 열린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2018-2019 NBA 서부 콘퍼런스 결승(7전4선승제) 4차전에서 119대 117로 승리하고 5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5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보스턴 셀틱스가 1957~1966년 10년 연속 파이널 진출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올스타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가 일찌감치 낙마하고 에이스 케빈 듀란트까지 포틀랜드와의 시리즈 내내 빠졌다. 여기에 베테랑 안드레 이궈달라도 다리 부상으로 이날 결장했다. 이궈달라가 상대 에이스 데미안 릴라드를 막아온 만큼 그의 공백은 커 보였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의 ‘시스템 농구’는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났다. 리더 스테픈 커리(37점 13리바운드 11어시스트)와 팀의 궂은 일을 도맡는 드레이먼드 그린(18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이 역대 최초 플레이오프 단일 경기 동반 트리플더블을 합작하며 팀 전력을 훌륭히 메웠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대부분 경기 중후반까지 상대에게 뒤지다 역전하는 패턴을 자주 보였다. 상대에게 열세를 보이더라도 침착하게 주무기인 3점슛과 속공을 섞으면서 추격에 나선다. 이후 초조하고 성급해진 상대팀의 실수를 유도하고 판을 뒤집곤 한다. 골든스테이트의 경기를 보면 빅 게임을 요리하는 법을 아는 것처럼 보인다.

이날도 3패로 벼랑 끝에 몰린 포틀랜드는 센터 메이어스 레너드(30점 12리바운드)의 깜짝 활약과 릴라드(28점 12어시스트)의 분전 속에 4쿼터 초반까지 골든스테이트에게 101-90로 앞서 갔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는 차근차근 점수차를 줄여나간 뒤 커리와 그린 듀오가 마무리지었다. 커리는 100-104로 뒤지던 4쿼터 후반 그림같은 패스로 그린의 골밑 슛을 도운데 이어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평소 중장거리포와 무관했던 그린은 연장 종료 40초전 116-115로 앞선 상황에서 3점슛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접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주도하는 골든스테이트의 침착함이 빛을 발했다.

커리는 이날 7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펄펄 날았다. 플레이오프에서 존재감을 발휘 중인 그린은 이날도 스틸 3개, 블록 2개로 리그 최고의 수비수다운 활약을 펼쳤다. 공격에서도 13개의 야투 중 7개를 성공시키며 공수에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골든스테이트에겐 희소식뿐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듀란트와 이궈달라뿐 아니라 커즌스까지 복귀할 전망이다. 챔피언결정전 상대가 될 동부 콘퍼런스의 밀워키 벅스(2승)와 토론토 랩터스(1승)는 최소 두 경기를 더 치러야 해 체력면에서도 유리하다. 골든스테이트의 3연패가 더욱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