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사’로 불린 김백준(사진)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1일 자신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했다. 재판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7월 1심 선고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가 수차례 증인으로 소환하려 했지만 그는 두문불출해왔다. 오는 24일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둘의 첫 법정 대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전달한 혐의(뇌물 방조)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김 전 기획관에 대한 1회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3월과 4월 공판이 예정돼 있었지만 그가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연기됐다.
김 전 기획관은 회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들이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부가 “어디서 요양하고 있느냐”고 묻자 “저희 집에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항소 이유를 간략히 들은 뒤 심리를 종결했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오는 7월 4일 내려진다.
재판 말미에 재판부가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그는 “건강이 안 좋아 재판에 나오는 것을 못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드리고 싶고) 그래서 저는 자숙해서 살아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그의 출석 소식에 곧바로 항소심 재판부에 증인신문 기일을 잡아줄 것을 요청해 오는 24일로 기일이 지정됐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이 다스 수사를 본격화하자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쏟아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고령인 그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다며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