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추진되고 있는 생수 개발을 둘러싸고 주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20일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11월 LG생활건강과 자본금 52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 ‘울릉샘물’을 설립하고 울릉도 나라분지 용천수를 이용해 먹는샘물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500억원(87%), 울릉군이 20억원(13%)을 출자했다.
군은 추산용출수를 지역 대표 생수 브랜드로 키워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발전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2009년부터 개발에 나섰고 2011년 경북도로부터 하루 1000t 취수 허가를 받았다. 2013년 샘물개발 허가를 받고 2017년 LG생활건강을 샘물 개발사업 민간사업자로 선정했다.
군은 공장부지와 기반시설 및 인·허가를 지원하고 생수제조 및 판매는 LG생활건강이 맡는다. 추산지역 용천수를 7㎞ 정도 떨어진 현포지역으로 관로를 이용해 옮겨와 생수로 개발하게 된다. LG생활건강과 군은 빠르면 내년쯤 브랜드로 개발해 시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울릉군 북면 나리리 추산마을에 있는 샘물 원수인 추산용천수는 미네랄과 용존산소가 풍부한 1급수로 하루 2만여t이 자연 용출되고 있다. 이 샘물은 울릉도 상수도와 수력발전 등에 이용되고 있다.
울릉군 관계자는 “앞으로 국립생태원에서 환경문제 등에 대한 최종 검토·결정이 나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며 “먹는샘물 사업이 추진되면 고용촉진, 관광홍보 등 지역경제에 획기적인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주민들은 상수도 취수원 부족과 자연용출수라는 점에서 취수원 오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또 추산지역은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고 샘물공장 예정지 일부도 생태보전지역에 포함돼 있다. 현포리 일대의 문화재 환경 훼손 등 풀어야 할 문제도 있다. 현포리는 고분군이 산재해 있어 문화재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경북도 문화재위원회는 지난해 역사문화 환경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현포리 고분군 먹는물 샘물 공장 신축을 불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울릉군 관계자는 “추산용천수 개발사업으로 인한 난개발과 상수도 취수원 오염, 취수원 부족 등에 대해 검토한 결과 우려할 만큼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업추진과정에서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환경문제 등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