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주전 센터 김종규(28·사진)가 프로농구 역대 자유계약선수(FA) 최고 몸값을 경신하며 원주 DB 유니폼을 입게 됐다. DB는 지난해 은퇴한 레전드 빅맨 김주성의 공백을 메울 카드로 김종규를 영입함에 따라 다음 시즌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0일 FA 타 구단 영입의향서 제출 마감 결과, “DB가 단독으로 김종규 영입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DB는 계약기간 5년, 보수총액 12억7900만원(연봉 10억2320만원·인센티브 2억5580만원)의 조건으로 김종규를 품에 안았다. FA 연봉이 10억원을 넘어선 것과 보수 총액이 12억원대에 이른 것 모두 프로농구 사상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2017년 이정현이 전주 KCC로 이적하며 받았던 보수총액(9억2000만원)과 연봉(8억2800만원)이 최고액이었다.
DB 관계자는 “토종 빅맨인 김종규는 팀 전력 보강을 위한 최적의 선수라 판단하고 영입했다”며 “김종규가 기존 선수들과 함께 손발을 맞춰 다시 한 번 DB의 도약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DB는 전신 동부 시절 김주성(205㎝)과 윤호영(197㎝),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207㎝)으로 이어지는 ‘동부산성(장신 라인업 별칭)’을 구축해 인기몰이를 했었다. DB는 윤호영이 건재한 가운데 김종규가 합류하면서 다시 높이를 갖춘 팀이 됐다. 여기에 허웅, 2019-20시즌 상무에서 복귀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두경민 등 훌륭한 가드진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경우 팀 전력은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준수한 외국인 선수만 잘 선발해도 단숨에 우승후보군으로 뛰어 오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희대를 졸업한 김종규는 2013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창원 LG에 지명됐다. 207㎝의 큰 키와 점프력, 뛰어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리그 최정상급 센터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51경기에 나와 평균 11.76점 7.39리바운드를 기록,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김종규는 사상 최고액 계약에 대해 “당연히 부담되는 상당히 큰 액수”라면서도 “팀이 정상으로 가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범 DB 감독은 “DB 감독으로 부임하고 두 시즌을 치르는 동안 계속해서 꼴찌후보로 거론됐는데 이제 그런 소리는 안 들을 것 같다”며 김종규의 영입에 만족해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