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28·한화큐셀)이 3년 전 생애 첫 우승 실패의 아픔을 안겼던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김지현은 19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246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결승에서 김현수(27)에 4홀을 남기고 6홀 차 승리를 거뒀다. 2016년 결승에서 박성현(26)과 만나 연장 격돌을 펼친 끝에 아쉽게 패했던 김지현은 3년 만의 우승, 올 시즌 첫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날 결승은 치열했던 4강 이전 경기와 달리 비교적 일찍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김지현은 1·3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상대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김현수가 6번·8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전반에만 4홀 차로 벌어졌다. 후반 들어 김지현이 12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기록하며 격차가 벌어진 끝에 14번홀에서 승부가 끝났다. 비기기만 해도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김지현의 버디로 격차가 6홀 차로 확대됐다.
김지현은 지난해 4월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여자오픈 이후 13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통산 5번째 우승으로 우승 상금 1억7500만원 및 굴착기를 부상으로 받았다. 그는 “3년 전 우승을 놓쳤던 기억이 있어서 우승이 더 간절했다”며 “3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간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생애 첫 우승에 도전했던 김현수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전 “1승이 목표”일 정도로 매치플레이에서 부진했던 징크스는 어느 정도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앞서 이날 오전에 열린 4강에서 김지현은 동명이인이자 동갑인 김지현(롯데)과 마지막 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결승에 올랐다. 한화큐셀 김지현은 전반 9홀에서 버디 1개를 기록해 보기 1개를 기록한 롯데 김지현에 2홀 차로 앞섰다. 후반 들어 롯데 김지현이 11·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타이를 이뤘다. 이후 김지현이 14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승기를 잡은 끝에 결승에 올랐다. 김지현은 결승에 오른 후 “2016년 놓쳤던 우승에 한 발짝 가까워진 만큼 쓰러져도 여기서 쓰러지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3년 전 상황과 비교해서는 “그때보다 마음이 단단해졌고,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고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3·4위전에서는 아깝게 결승 진출에 실패한 동명이인 김지현이 2012년과 2017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매치 퀸’ 김자영(28)을 물리쳤다. 한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오픈에선 지난해 신인왕 출신으로 데뷔 2년차인 함정우(25)가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