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2년차 이재용, 5G·AI·시스템 반도체 세 축 육성 박차

입력 2019-05-19 20:12

삼성그룹 총수가 된 지 2년이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G(5세대 통신), 인공지능(AI), 시스템 반도체 등 새로운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사업들은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로 시작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삼성전자 사업의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해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와 KDDI 본사를 방문해 5G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19일 밝혔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 5G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NTT도코모, KDDI 경영진을 만나 5G 조기 확산과 서비스 안착을 위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 공략을 통해 5G 네트워크 사업을 확대하고, 갤럭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갤럭시 하라주쿠’를 열고 일본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에 갤럭시 하라주쿠를 방문해 고객 반응을 살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올해 초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 가능한 AI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랩을 밀라 연구소로 확장 이전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새로운 딥러닝 알고리즘과 온디바이스 AI 등 혁신기술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과 10월 미국과 유럽을 다니며 AI 등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2030년 세계 1위를 비전으로 제시하며 향후 10년간 133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미래 먹거리 분야 발굴에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스마트폰-가전’이 주요 사업의 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 분야에서 세계 1위를 하고 있지만 후발 주자의 추격이 거세어 체질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존 사업은 김기남 부회장(반도체), 고동진 사장(스마트폰), 김현석 사장(가전) 등 3인 대표에게 일임하고 이 부회장은 신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시장을 다니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이 부회장의 목표대로 5G-AI-시스템 반도체가 성장하게 되면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IT 분야의 주도권을 쥐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부회장 주도로 굵직한 글로벌 업체 인수·합병(M&A)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6년 자동차 전장 및 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재판을 받던 최근 2~3년간 삼성전자는 대형 M&A를 하지 못했다”면서 “신사업은 혼자 개척하는 것보다 유망한 스타트업 등을 인수하는 게 효과적인 만큼 삼성전자가 대형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