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용은 질병 관점 아닌 자기통제 과제로 바라보자”

입력 2019-05-19 18:10
‘게임이용,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정병덕 쿠키뉴스 대표, 윤일규 의원, 김세연 의원, 조승래 의원, 이경민 서울대 교수 . 박태현 쿠키뉴스 기자

쿠키뉴스가 주관하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신동근 이동섭 의원,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김세연 의원, 교육위원회 조승래 의원이 공동주최하는 ‘게임이용,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오는 20일부터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ICD-11)에 ‘게임이용장애’ 등재를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 각계 인사들의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신동근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게임이용장애를 두고 찬반양론이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다”며 “이 사안을 객관적이고도 균형감 있게 바라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토론 취지를 설명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경민 서울대학교 신경과 교수는 게임에 대한 과잉 의료화의 한계와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사회적 문제를 모두 의료적 질병으로 규정하는 ‘과잉 의료화’를 지적하면서 “아이의 문제가 또래와 경쟁 압박이 원인일 수 있는데, 이러한 원인은 경시되고 모든 원인이 게임으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이 개인과 주변 환경 등에서 문제를 찾아 고쳐야 하는데 단순한 병원·약물치료로 매몰될 수도 있다. 게임 과용은 질병 관점이 아닌, 자기 통제력 발달의 과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상규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교수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많은 의사가 게임이용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한다면서 “건강한 게임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실재하는 문제는 분명히 인식하고 적절한 치료적 개입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은 이와 관련해 “WHO(세계보건기구)의 명확한 기준 확립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청년들을 잠재적 게임이용장애자로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박승범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게임에 앞서 ‘인터넷 중독’을 논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애꿎은 게임을 건드려 게임 산업의 몰락을 가져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근호 국립정신건강센터 과장은 “3%의 적은 수치라도 문제를 겪는 사람이 있다면 치료 방법은 마련해야 한다”며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등록은 부작용을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밖에 김윤경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시민연대 정책국장은 이른바 ‘강서 PC방 살인사건’ 등을 언급하며 “일반적 관점에선 정신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유튜브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나동현은 “지금의 아이들은 똑똑해서 나쁜 게임과 좋은 게임을 구별할 줄 안다”고 반박했다.

문대찬 쿠키뉴스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