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뛰어난 V50, 듀얼 스크린 장착하니 무거워져

입력 2019-05-19 20:11 수정 2019-05-19 21:55
LG전자의 첫 5G 스마트폰 V50은 준수한 성능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춰 5G 시장에서 선전이 예상된다. ‘듀얼 스크린’(왼쪽)은 사용성을 좀 더 개선해야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최초의 5G 스마트폰 V50 씽큐(이하 V50)는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V50 마케팅에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듀얼 스크린’은 장점보단 단점이 많아 보인다. V50을 일주일 가량 써보면서 든 생각이다.

V50은 지난해 출시된 V40과 올해 나온 G8을 섞어놓은 듯한 디자인을 갖췄다. G8처럼 후면 카메라가 튀어나오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매끈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다. 카메라는 전면에 2개, 후면에 3개가 탑재됐다. 사진과 동영상 품질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전·후면 카메라에 아웃포커스 동영상 기능을 적용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스냅드래곤855를 탑재한 V50의 성능은 준수했다. 앱이나 게임을 실행할 때 빠른 속도를 보여줬다. 5G 서비스를 쓰면서 데이터가 끊어지거나 하는 문제도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5G폰으로 선택할 수 있는 건 V50과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가 ‘유이’하다. V50은 S10 5G와 비교해 유리한 점도 있다. V50은 외장메모리로 저장공간을 추가할 수 있다. S10 5G는 외장메모리가 없다. V50 출고가는 119만9000원으로 139만7000원부터 시작하는 S10 5G보다 저렴하다. LG전자와 이동통신사들이 V50 출시 초반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 실제 구매가는 이보다 훨씬 저렴하다. 쾌적한 성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V50은 5G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V50에 듀얼 스크린을 장착하니 매력이 반감됐다. V50이 처음 공개됐을 때 듀얼 스크린에 대한 반응은 냉담했다. 폴더블폰이라는 신기술이 등장하는데, 화면 두 개를 붙이는 건 잔재주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LG전자는 명분보다 실리적 선택을 했다는 입장이지만 사용성이 좋다고 하기엔 조금 부족하다.

물론 두 개의 화면이 주는 장점도 있었다. LG유플러스의 ‘프로야구 5G’ 서비스를 이용하면 TV중계를 보면서 동시에 듀얼 스크린에서는 외야, 1루, 3루 등 다른 각도에서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두 개의 화면에 각각 다른 앱을 실행시켜 사용할 수도 있다. 처음부터 듀얼 스크린을 염두하고 앱을 개발한다면 활용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너무 크고 무겁다. V50은 183g, 듀얼 스크린은 131g이다. 둘을 결합하면 314g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무게가 263g인데 그것보다 무겁다. 이정도면 계속 휴대하고 다니기는 어렵다. V50 두께는 8.3㎜인데, 듀얼 스크린을 끼우면 15.5㎜로 늘어난다. 듀얼 스크린이 주는 장점보다 휴대성에 대한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장착하지 않게 될 것 같다.

유기적인 기능 연동도 아쉽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다른 화면에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뜨면 좋을텐데 그런 기능은 없다. 사진을 찍고 다른 화면에서 갤러리 앱을 실행시켜 사진을 봐야했다. 두 화면을 끊김없이 쓸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에 더 신경을 썼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LG전자는 듀얼 스크린을 장착하면 게임 패드 기능도 구현되도록 했다. 한 화면에 게임 화면이 뜨고 다른 화면은 조이스틱처럼 게임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패드 기능이 적용되는 게임이 제한적이다. V50에 선탑재된 넷마블의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 레볼루션’에서는 게임 패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선탑재된 ‘포트나이트’에선 작동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앞으로 적용되는 게임을 늘려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류가 아닌 LG전자와 얼마나 많은 게임사가 게임 패드를 위해 협업을 할지 의문이다. 게다가 게임 패드도 결국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이라 사용성이 크게 좋아진다고 보기도 힘들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