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해치백의 불모지’로 불린다. 국내 시장은 연간 4만대 규모로 연간 자동차 전체 판매량이 180만대임을 감안하면 해치백의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이같은 국내 시장에 프랑스 르노 엠블럼을 단 ‘클리오’가 도전장을 던졌다. 경쟁사가 만들어 놓은 시장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모델로 르노삼성만의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클리오는 프랑스 르노의 정통 해치백으로 지난 1990년 첫 등장 이후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1400만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 차량이다.
서울을 출발 강원도 정선을 돌아오는 왕복 380km 코스로 해치백 클리오를 시승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깜찍한 외관 디자인이다. 클리오에는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엠블럼이 아닌 르노그룹의 다이아몬드 모양 ‘로장쥬’ 엠블럼이 장착됐다.
르노 특유의 다이아몬드 엠블럼을 중심으로 날렵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가 조화를 이룬다. 전면부 붉은색 포인트가 인상적이었다. 언뜻 보기엔 소형 SUV QM3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윈도우 라인과 뒤로 갈수록 짧은 리어 오버행 등에서 해치백 특유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뒷좌석 도어 손잡이를 C필러에 감춰 2도어 쿠페 느낌을 더했다.
시내를 나와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속도를 내니 부드럽게 가속이 됐다. 디젤엔진임에도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은 크지 않았다. 클리오에는 QM3와 동일한 1.5ℓ dCi 디젤엔진과 6단 DCT 변속기가 적용됐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m의 파워트레인은 낮은 엔진회전에서 높은 토크를 발생시켜 순발력이 강조됐다. 고갯길에서 코너링을 할 때 빠르게 핸들링을 해도 차가 쏠리지 않아 안정감이 느껴졌다.
해치백을 직접 타면서 느낀 장점 중 하나가 편리한 주차다. 해치백은 트렁크에 문이 달려 차량에서 객실과 트렁크 구분이 없다. 때문에 일반 세단이나 SUV에 비해 뒤가 짧아 주차하기에 용이하다. 또 일반 차량과 달리 뒷 유리에 와이퍼가 장착돼 비가 오는 날에도 시야 확보에 도움 된다. 특히 해치백은 뒷좌석을 접을 경우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2열 등받이를 모두 접고 보통 사이즈 캐리어 2개를 넣어도 공간이 충분했다.연비는 17.1㎞/ℓ(도심 16.4㎞/ℓ, 고속 18.0㎞/ℓ). 클리오는 젠(ZEN)과 인텐스(INTENS) 등 2개 트림으로, 가격은 각각 1954만원, 2278만원이다.
배성은 쿠키뉴스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