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창업주는 과거 “한국은 장사가 너무 잘 돼 눈물이 날 정도다”라고 말했다. 최근 문을 연 코스트코 하남점을 어린이날 연휴가 있던 4일 오후 방문했다. 사람들로 북적이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달 30일 개장 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스트코 하남점은 규모가 상당하다. 연면적 5만436㎡, 영업면적 1만7188㎡ 크기다. 코스트코 전 세계 매장 중 매출 1위인 양재점(연면적 3만7337㎡)보다 크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카트에 물건을 산처럼 쌓은 방문객, 회원 가입을 위해 줄선 이들, 식사를 위해 음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주부 정시내(41·가명)씨는 “이렇게 사람이 몰릴 줄 몰랐다”며 “회원 가입 절차를 진행하는데 10여 분 이상을 기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회원 문의 창구와 음식 매장이 있는 1층은 전체가 거대한 패스트푸드점을 방불케 했다. ‘집객효과’가 상당했다. 이 곳은 지상 5층 규모로 1~4층이 모두 주차공간이다. 코스트코 하남점은 4만 세대에 달하는 미사강변도시와 가까워 인근 주민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상일IC와 인접해 외부 고객들의 유입도 상당했다. 지하 1층이 쇼핑 공간이다. 큼지막한 매대에 다양한 상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품을 묶음 단위로 파는 코스트코 특성상 역시 ‘창고’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듯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와는 다른 풍경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들이 주를 이뤘다. 코스트코에서만 살 수 있는 ‘커클랜드’ 등의 PB 제품들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묶음 단위가 주를 이뤘지만 양을 고려한다면 인근 시장 가격과 비슷하거나 저렴했다. 햇양파 4kg 5790원, 감자 3kg 5990원, 봉지멍게 7290원, 딸기 1박스 1.9kg 1만1990원 등이었다. 육류와 해산물, 빵·과자류의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한 직원은 “마감시간이 오후 10시지만 9시 반까지 손님들이 몰린다”고 귀띔했다. 최근 논란이 된 ‘배짱’ 영업을 강행한 코스트코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코스트코 하남점은 인근 소상공인 보호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개점을 미뤄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무시하고 장사를 시작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부의 개점 일시정지 권고에 불응해도 과징금은 5000만원에 불과하다. 또 이를 무시해도 정부가 취할 조치는 과징금 외에 딱히 없다. 이에 대해 하남시 소상공인들은 분통을 터트린다. 앞으로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코스트코는 하남시 소상공인들과 상생을 놓고 협의 중이다. 이달 3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상생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양 측이 주장하는 상생안이 상이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명섭 코스트코 입점 저지 소상공인대책위 사무총장은 “코스트코측은 상생법이 제정된 의미를 똑똑히 살려, 모범적인 상생협력의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해 임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한전진 쿠키뉴스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