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수와 완주군수, 영호남 기초단체장의 ‘아름다운 동행’

입력 2019-05-14 19:36
서울 청계광장에서 14일 열린 ‘칠곡·완주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에서 백선기(왼쪽) 칠곡군수와 박성일 완주군수가 활짝 웃으며 껴안고 있다. 칠곡군 제공

“행정과 민간단체는 물론이고 스포츠와 문화예술 분야까지 교류를 확대할 생각입니다.”

출신지역과 정당을 달리하는 동갑내기 영호남 현역 두 기초단체장의 돈독한 우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백선기 경북 칠곡군수와 박성일 전북 완주군수가 주인공이다.

1955년생 동갑인 이들은 1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칠곡·완주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에서 손을 맞잡았다. 두 단체장의 각별한 우정은 영호남 자치단체 상생협력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두 자치단체는 1999년 자매결연을 체결한 뒤 2014년까지 특별한 교류가 없었지만 2015년 3월부터 밀월관계로 발전했다.

백 군수가 박 군수에게 적극적인 교류 활성화를 제안했고 박 군수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어 박 군수가 칠곡군을 방문하면서 결실은 바로 맺어졌다. 지역 대표축제와 군민의 날에 사절단이 서로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 청계천에서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공동으로 열고 칠곡군 시책개발단과 완주군 정책디자인스쿨이 서로의 정책 개발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칠곡 인문학’과 ‘완주 로컬푸드’의 노하우를 서로 전수하기로 했다.

두 자치단체는 여러 측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함께 ‘시(市) 도약’을 꿈꾸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칠곡군과 완주군의 인구는 각각 11만8389명, 9만3382명이다.

칠곡군은 시 승격기준인 인구 15만명 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완주군도 2025년을 목표로 도약을 위한 미래비전을 내놓고 있다. 두 지자체는 ‘2017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나란히 2관왕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완주군이 청년정책과 주민참여예산제로, 칠곡군이 사람중심의 일자리 창출과 인문학 마을 만들기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다.

쌍둥이라 불려지는 두 단체장이 걸어온 길도 비슷하다. 백 군수가 75년 공직에 첫발을 디딘 뒤 경북도 자치행정과장, 청도부군수 등 36년의 공직생활 끝에 단체장에 입성했고 박 군수도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행정부지사 등 35년의 공직생활을 거친 뒤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2016년엔 양 지역이 군(軍) 관련 지역현안(완주군-예비군대대 이전, 칠곡군-사드 배치)을 슬기롭게 이겨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백 칠곡군수는 “칠곡과 완주 간 소통과 교류는 영호남 화합은 물론 국민 대통합에 큰 몫을 해내고 있다”며 “단순한 교류를 넘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