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과 민간단체는 물론이고 스포츠와 문화예술 분야까지 교류를 확대할 생각입니다.”
출신지역과 정당을 달리하는 동갑내기 영호남 현역 두 기초단체장의 돈독한 우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백선기 경북 칠곡군수와 박성일 전북 완주군수가 주인공이다.
1955년생 동갑인 이들은 1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칠곡·완주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에서 손을 맞잡았다. 두 단체장의 각별한 우정은 영호남 자치단체 상생협력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두 자치단체는 1999년 자매결연을 체결한 뒤 2014년까지 특별한 교류가 없었지만 2015년 3월부터 밀월관계로 발전했다.
백 군수가 박 군수에게 적극적인 교류 활성화를 제안했고 박 군수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어 박 군수가 칠곡군을 방문하면서 결실은 바로 맺어졌다. 지역 대표축제와 군민의 날에 사절단이 서로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 청계천에서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공동으로 열고 칠곡군 시책개발단과 완주군 정책디자인스쿨이 서로의 정책 개발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칠곡 인문학’과 ‘완주 로컬푸드’의 노하우를 서로 전수하기로 했다.
두 자치단체는 여러 측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함께 ‘시(市) 도약’을 꿈꾸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칠곡군과 완주군의 인구는 각각 11만8389명, 9만3382명이다.
칠곡군은 시 승격기준인 인구 15만명 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완주군도 2025년을 목표로 도약을 위한 미래비전을 내놓고 있다. 두 지자체는 ‘2017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나란히 2관왕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완주군이 청년정책과 주민참여예산제로, 칠곡군이 사람중심의 일자리 창출과 인문학 마을 만들기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다.
쌍둥이라 불려지는 두 단체장이 걸어온 길도 비슷하다. 백 군수가 75년 공직에 첫발을 디딘 뒤 경북도 자치행정과장, 청도부군수 등 36년의 공직생활 끝에 단체장에 입성했고 박 군수도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행정부지사 등 35년의 공직생활을 거친 뒤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2016년엔 양 지역이 군(軍) 관련 지역현안(완주군-예비군대대 이전, 칠곡군-사드 배치)을 슬기롭게 이겨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백 칠곡군수는 “칠곡과 완주 간 소통과 교류는 영호남 화합은 물론 국민 대통합에 큰 몫을 해내고 있다”며 “단순한 교류를 넘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