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전기차 지향점인 ‘클린 모빌리티’로 더욱 빠르게 전환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리막)에 총 8000만 유로(약 1067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손잡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현대차가 6400만 유로(약 854억원), 기아차가 1699만 유로(213억원)를 투자한다.
리막은 지난 2009년 21세의 청년 마테 리막이 만든 회사로, 현재 고성능 하이퍼 전동형 시스템 및 전기 스포츠카 분야에서 독보적인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리막이 2016년 개발한 전기 스포츠카 ‘씨원(C_One)’은 400m의 직선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경주에서 쟁쟁한 고성능 전기차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씨투(C_Two)’ 역시 1888마력의 출력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를 단 1.85초 만에 주파해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울러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고성능 전기차용 부품 및 제어 기술을 공동 개발한 풍부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리막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내연기관에 국한된 고성능 라인업을 친환경차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년 중 고성능 N브랜드의 미드십 스포츠 콘셉트 전기차, 수소전기차 모델 등 2개 차종에 대한 고성능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 차종이 양산을 시작하게 되면 ‘세계 최초의 고성능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3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위치한 리막 본사에서 열린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 계약식에서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업체로 고성능 차량에 대한 소비자 니즈 충족과 클린 모빌리티 전략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리막의 활력 넘치는 기업 문화가 우리와 접목되면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테 리막 리막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그룹의 신속하고 과감한 추진력과 미래 비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이번 협력으로 3사는 고객에 대한 가치 극대화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