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의 앤드루 왕자가 14일 경북 안동을 찾았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이곳을 방문한 지 20년 만에 아들이 방문한 것이다.
이날 오전 경북도청에 도착한 왕자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장경식 경북도의회의장,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와 함께 기념식수를 했다. 이어 하회마을로 이동한 왕자는 충효당 종손의 설명을 들으며 한옥의 고풍스러움에 감탄했다. 충효당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으로 조선 중엽의 전형적인 사대부집 구조를 하고 있어 여왕 방문 당시 여왕이 신발을 벗고 마루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충효당 마당에서 왕자는 여왕 방문 당시 기념식수한 구상나무와 그 옆에 설치한 ‘The Royal Way’ 표지판을 보며 관계자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왕자는 이어 담연재로 이동했고 이곳에선 여왕 방문 당시 차려졌던 생일상이 그대로 재현됐다.
궁중에서 임금에게만 올리던 봉황 모양의 ‘문어오림’과 매화나무로 만든 꽃나무 떡 등 47가지의 전통음식이 차려졌다. 생일상 앞에 선 왕자는 다양하면서도 화려한 상차림에 놀라움을 나타내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왕자는 이어 영국에서 가지고 온 여왕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여왕은 메시지를 통해 “아들 왕자가 안동을 방문하게 돼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1999년 방문 당시 하회마을에 와서 73세 생일상을 받은 것을 깊이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록정사에서 오찬을 한 왕자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탈놀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한 뒤 안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과 선별과정과 경매 시연을 관람했다. 이어 봉정사로 이동한 왕자는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문구를 썼던 여왕의 방명록 서명 아래 자신의 이름을 썼다.
왕자는 안동 방문의 마지막 장소로 세계기록유산인 유교책판이 보관된 한국국학진흥원에 들러 유교책판이 보관된 장판각을 관람한 뒤 오후 5시쯤 헬기로 안동을 떠났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