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답안지 고친 삼척 고교생 “내신 부담감 때문” 진술

입력 2019-05-14 19:37

강원도 삼척의 한 고교 중간고사 답안지를 몰래 수정한 당사자는 이 학교 학생인 것으로 드러났다(국민일보 5월 14일자 14면 참조). 이 학생은 내신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을 못 이겨 친구들의 답안지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A군은 전날 부모에게 자신의 범행 사실을 알렸고, 학부모는 이 사실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A군은 이날 오전 9시40분쯤 부모, 담임교사와 함께 경찰에 출두해 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A군은 “내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친구들의 답안지를 고쳐 썼다.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A군은 어린이날 대체휴무일이었던 지난 6일 오후 이 학교 교무실에 들어가 다른 학생들의 서술형 답안지의 정답을 오답으로 고치거나 삭제했다. A군이 손을 댄 답안지는 국어 12건, 영어 17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조사를 받는 내내 무척 불안해해서 걱정된다”면서도 “학교의 학사일정을 방해한 만큼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척의 B고교는 지난 1~3일 실시한 고3 중간고사에서 영어와 국어 서술형 답안지의 일부 답안이 답안지 제출 이후 첨삭이나 수정, 삭제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학교에선 객관식 답안지는 잠금장치가 설치된 곳에 보관하지만, 서술형 답안지는 채점을 위해 담당교사의 책상에 보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는 오는 17일 재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강원도교육청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학교 측의 답안지 관리·감독 소홀 등에 대해 감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삼척=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