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황교안, 늘 권력과 함께한 분… 어떻게 나와 비교하나”

입력 2019-05-13 18:33 수정 2019-05-13 23:50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레호보트의 와이즈만 연구소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늘 권력의 편에서 권력과 함께한 분”이라며 비판했다. 또 문재인정부와의 공조를 강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하지 못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수진영 대권 잠룡인 황 대표와의 비교에 대해 “어떻게 황교안(대표)하고 저를 비교하십니까”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그분(황 대표)은 늘 권력의 편에서 권력과 함께한 분이고 나는 그 권력을 비판하고 저항하는, 오직 국민 권리와 이익을 지킨 사람”이라며 “(둘 다) 경기고를 나왔고 검사를 했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서로 굉장히 다른 길을 걸었다”고 잘라 말했다.

국가보안법을 두고 둘의 입장이 상반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분은 ‘어떻게 국가보안법을 효율적으로 적용할지’에 관한 해설서를 쓴 반면 나는 ‘어떻게 국보법이 폐지돼야 하는지’를 설명한 책을 썼다”고 말했다.

현실정치에 대한 답답함도 토로했다. 박 시장은 “지금 정치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대한민국에 국가 미래와 장래를 생각하는 ‘스테이츠맨(statesman·정치꾼인 폴리티션과 구분되는 의미)’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파적인 걸 버리고 크게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협력한다면 국민이 정치인을 존경하게 될 텐데, 정치인들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문재인정부와의 정책 협조는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가 끝나면 문 대통령이 내게 ‘하실 말씀 없냐’며 꼭 따로 물어 본다”며 “그런데 국무회의 장소에서 심각한 얘기를 어떻게 하나”라며 웃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박 시장, 맥주 한 잔 합시다’ 그러면 좋을 것 같은데…”라고 아쉬워하며 “(문 대통령과 따로 만나게 된다면) 대통령은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한다고 했는데 밑에서 안 움직인다. 이런 걸 좀 일러바쳐야겠다”고도 덧붙였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와 관련해서는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박 시장은 “비판여론이 많아 이순신장군 동상은 옮기지 못할 것 같다”며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보면 (동상처럼) 황금옷을 입고 그렇게 높이 앉아계실 분이 아닌데, 다만 동상을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해서는 “투기수익이 생기지 않도록 건전한 곳에 투자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열어줘야 한다”며 “내가 중앙정부라면 50조원의 민간(투자)을 받아서 공공임대주택 수십만채를 짓고 싶다”고 언급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