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첫 전국 투어…“지친 삶에 위로”

입력 2019-05-13 19:15 수정 2019-05-14 00:22
사진=뉴시스

선우예권(30·사진)은 국내 피아니스트 중에서 국제 콩쿠르 최다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론 처음 우승한 것을 비롯해 국제 콩쿠르에서 8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거머줬다. 하지만 그는 생애 첫 전국 투어 리사이틀인 ‘나의 클라라’ 홍보 영상에서 이 내용을 뺐다. 콩쿠르 입상이 아닌 연주 자체로 평가받겠다는 의지다.

선우예권은 13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감사하고 값진 타이틀이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음악가로서 좀 더 진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이번 공연이 클라라 슈만, 로베르트 슈만, 요하네스 브람스 세 작곡가에게 헌정하는 공연인 만큼 음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리사이틀은 16일 울산 동구 현대미술관에서 시작돼 제주 광주 부산 등을 거쳐 다음 달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까지 10개 도시에서 열린다. 선우예권은 클라라 슈만의 ‘노투르노’, 로베르트 슈만의 ‘판타지’,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3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레퍼토리는 클라라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선우예권이 직접 고른 것이다.

클라라와 로베르트 슈만의 결혼, 슈만의 제자였던 브람스와 클라라의 사랑은 음악사에서 유명한 얘기다. 하지만 세 사람은 사랑과 우정을 넘어 음악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주고받은 동료이기도 했다. 선우예권은 “클라라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다. 그녀가 존재했기에 슈만과 브람스도 있었다”고 클라라를 타이틀로 잡은 이유를 설명했다. 선우예권은 이 자리에서 슈만의 판타지 1악장을 열정적으로 연주했다. 그는 “슈만이 클라라와 결혼하기 전에 가족의 반대로 떨어져 있는 시기에 작곡해 사랑의 애통함이 느껴진다”며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나온 곡들이기 때문에 삶에 지쳐있거나 공허감을 느끼는 분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고 소개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