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50 출시부터 ‘공짜’… 5G 불법보조금 경쟁 불붙었다

입력 2019-05-13 04:06
LG유플러스가 10일 서울 중구 LG유플러스 서울광장직영점에서 자사 6대 핵심 서비스인 U+프로야구·골프·아이돌Live, U+VR·AR·게임 이용에 최적화된 U+5G 맞춤형 스마트폰 ‘LG V50 ThinQ’ 출시를 알리고 있다. 뉴시스

출고가 120만원에 이르는 LG전자의 첫 5G 스마트폰 ‘LG V50 씽큐’가 출시 첫날부터 일부 유통망에서 공식 지원금 외에 불법 보조금까지 제공해 공짜로 판매되는 등 이통 3사의 ‘5G 진흙탕 경쟁’이 재현됐다. 초기 5G 가입자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이통 3사가 과도한 보조금 전쟁을 벌인 결과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V50는 출시 첫날인 지난 10일 일부 이동통신 판매점에서 기기값 없이 판매됐다. 8만원대 이상 5G 요금제를 일정 기간 유지하면 기기값을 면제해주는 식이다. 이통 3사의 통신상품 및 스마트폰 판매를 대행하는 판매점에서 이통사의 공식 할인 금액인 공시지원금에 40만∼60만원의 불법 보조금을 더 얹어준 것이다. 다음날(11일)에는 보조금 규모가 소폭 줄었지만 요금제에 따라 10만~30만원 선에서 V50를 구매할 수 있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통 판매점에 V50 한 대당 60만∼80만원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이들보다 10만원 정도 낮은 장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점에서는 이 같은 장려금 일부를 불법 보조금으로 활용해 가입자를 끌어모은다. 하지만 판매점에서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보다 많은 지원금을 지급하는 건 현행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이다.

LG유플러스가 V50 출시 이틀 전부터 최대 57만원에 이르는 공시지원금 규모를 공개하며 보조금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어 SK텔레콤이 V50에 40만~77만3000원 사이 대규모 공시지원금을 책정하며 반격에 나섰다. 가장 비싼 요금제(5GX 플래티넘·12만5000원)에서 77만3000원, 프라임(8만9000원) 63만원, 스탠다드(7만5000원)는 51만원, 슬림(5만5000원)은 4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주는 조건이었다.

LG전자는 이통 3사 진흙탕 경쟁의 반사이익을 봤다. V50는 10~11일 이틀 동안에만 4만~5만대가 개통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작의 2배가 넘는 판매량이다. 이에 힘입어 전체 5G 가입자는 11일 4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로 이어지는 이통 3사 가입자 점유율 5대 3대 2 구도도 흔들리고 있다. KT가 지난달 30일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5G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지난 9일 5G 가입자 13만3000명을 넘어서며 KT보다 약 1만명 많은 1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 3사의 보조금 경쟁을 놓고 소비자 평가는 엇갈렸다. “최신 스마트폰을 싸게 샀으니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이통 3사가 5G 품질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순위 경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