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수위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강온 양면 전술을 쓰는 것 같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있지만, 갈팡질팡 ‘갈지자’ 행보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그것들은 단거리였다”면서 “나는 전혀 신뢰 위반(breach of trust)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발사한 것 중 일부는 심지어 미사일이 아니었다”고 감싸고 나섰다. 그러면서 “(북한이 쏜 것은) 단거리 미사일들이었으며 매우 일반적인 것이었다”고 파장 축소에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신뢰 위반 여부와 관련해 “어느 시점에선 그럴 수 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발사에 화가 났거나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는 지금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는 그들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미 법무부는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데 사용돼 국제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사진)를 압류했다. 미국이 북한 화물선을 압류한 첫 조치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미국령 사모아에 도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강공을 펼치다가 하루 만에 유화적 스탠스로 되돌아 온 것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1일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단거리이기 때문에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기 위해 미국이 강경 대응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량국가라고 불러온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를 길들일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이들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들 3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력있는 협상가도 아니고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도 되지 않았다는데 베팅하고 있다고 NYT는 꼬집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한국 등 70개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들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NPT 준비회의에 참석해 북한에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중단하고 미국과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지속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