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무서운 치매, 발병 위험 줄여야 온 가족이 행복

입력 2019-05-14 18:14
체내 생성이 불가능한 오메가3를 식품으로 섭취하게 되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고통받는 질환이다. 오랜 시간 치매 가족을 간병하다가 육체적·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들이 늘고 있다. 100세 시대를 앞둔 지금 고령자에게 치매는 암보다도 더 무서운 공포의 대상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약 739만명이다. 이중 추정 치매 환자 수는 75만명에 달한다. 매년 증가하는 치매 환자로 여러 사회적 문제도 불거지자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스트레스·수면부족·혈관질환이 유발

치매는 나이가 들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65세 이상 10%에서 치매가 발생한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변형되어 축적돼 발생한다. 활성산소나 베타아밀로이드 같은 독성물질이 뇌세포를 공격해 기억력 감퇴를 촉진한다.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같은 혈관 질환과 관련이 깊다. 지속적인 스트레스, 과도한 알코올 섭취, 수면 부족, 우울 등으로 뇌세포가 피로해지면 기억력은 저하된다.

특히 상습적으로 잠을 적게 자는 사람이라면 뇌 건강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수면 부족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올 초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데이비드 홀츠먼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잠을 자지 않을 때, 뇌 속 체액에 노폐물 단백질이 더 많이 만들어진다.

뇌세포 보호·영양성분 충분한 공급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물질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고 두뇌활동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규칙적인 걷기운동, 금주·금연, 메모하는 습관, 독서, 충분한 수면 등으로 두뇌 기능의 저하를 예방하는 동시에 두뇌 활동을 돕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혈류를 개선시켜 뇌세포의 활동을 촉진시키고 뇌세포의 위축을 막음으로써 뇌 위축과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뇌혈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신체활동은 유산소 운동이다. 한 번에 20~30분 주 3회 이상,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고 숨이 다소 차지만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가 적당하다.

두뇌 건강을 돕는 대표적인 영양성분은 오메가3다. 뇌세포는 신체 내의 어떤 세포보다 더 많은 오메가3로 둘러싸여 있다. 오메가3는 주로 고등어 참치 연어 같은 생선과 해조류에 많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자체적으로 생산되지 않아 꼭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다.

대표적인 오메가3 계열 지방산은 DHA와 EPA다. DHA는 뇌, 신경조직, 망막조직의 중요 구성성분이다. 두뇌의 60%는 지방이고 DHA가 두뇌 지방의 약 20%를 차지한다. 세포 간 원활한 연결을 도와 신경호르몬 전달을 촉진하고 두뇌작용을 도와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

EPA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전(피떡)이 생기는 걸 막는다. 우리 몸은 심장박동 시 전체 혈액의 약 20~25%가 뇌로 공급된다. 뇌의 원활한 혈액 순환은 두뇌 건강의 필수 요소다. 뇌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그만큼 두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오메가3, 체내 생성 안돼 별도 섭취를

오메가3의 뇌 기능 향상 효과는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2013년 영양학진보(Advances in Nutrition) 학술저널에 실린 논문(ω-3 Fatty acids in the prevention of cognitive decline in humans)에서는 생선 또는 오메가3 섭취가 인지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여러 연구결과를 정리했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연구(French PAQUID Study)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생선을 섭취하는 68세 이상 1600명을 관찰한 결과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35%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Framingham Study)에서는 혈중 DHA 농도가 감소하면 인지력이 감소하는 것을 관찰했다. 76세 이상 노인 899명을 9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혈중 DHA 농도의 상위그룹이 하위그룹보다 치매 위험이 절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메가3는 체내 생성이 불가능해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만 한다. 오메가3가 든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할 땐 용량이 얼마나 들었는지 따져보는 것이 좋다. 적어도 500㎎ 이상의 오메가3를 복용해야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두뇌 건강을 위해서는 DHA 함량이 높은 오메가3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DHA와 EPA의 합이 900㎎을 충족해야 ‘기억력 개선’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두뇌 건강을 위해 오메가3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섭취시엔 ‘DHA 함량’과 ‘기억력 개선’이라는 기능성 문구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메가3와 비타민D를 함께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이 흡수되고 이용되는데 필요한 성분으로, 뼈의 형성과 유지에 필요하다. 최근에는 비타민D가 뇌 기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장애, 치매 발병의 주요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조기에 발견하여 적극적으로 관리할 경우, 치매 환자는 건강한 상태를 보다 오래 유지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가족들은 돌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는 보건소의 치매선별검사를 이용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사소한 일에 대한 실수가 반복적으로 생기거나 돈 계산과 같은 추상적인 사고능력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전문의와 상의를 해보는 것도 좋다.

진주언 드림업 기자 jinwndjs6789@dreamu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