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발사체 날린 구성 지역은 2017년 탄도미사일 쐈던 곳

입력 2019-05-09 19:33 수정 2019-05-09 21:55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9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념 대담 생중계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감행된 도발이다. AP뉴시스

북한이 9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2발을 날린 평안북도 구성 지역은 2017년에도 탄도미사일을 쐈던 곳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초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에서 발사체를 쐈다고 발표했다가 구성 지역으로 발사 장소를 정정했다. 이곳은 신오리로부터 북쪽으로 40㎞ 떨어져 있다.

군 관계자는 발사 지점 분석이 바뀐 데 대해 “첫 번째 발사 직후 신오리 일대로 확인했지만 두 번째 발사 후에 좀 더 구체적으로 구성 지역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7년 5월 14일 구성 지역에서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1발을 발사했다. 이어 5월 21일 고체연료 엔진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을 쐈다.

지난해 6월 초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구성시 이하리에 있던 미사일시험장 시설물 파괴작업을 수행했다. 당시 이 지역을 찍은 위성사진에는 시험용 발사대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시험용 발사대는 ‘북극성 2형’ 등 고체연료를 쓰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지난 4일 발사 이후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발표한 뒤 40여분 만에 발사체라고 정정했다가 언론의 뭇매를 맞은 점을 의식한 듯 추가 분석을 내놓는 데 신중했다. 미확인 발사체를 쐈다고 발표한 지 2시간11분 만에 발사 장소를 정정한 추가 발표가 이뤄졌다.

이번에도 북한은 훈련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신형 전술유도무기 발사 후 외무성 대변인 문답을 통해 “정상적인 군사훈련”이라고 밝혔다. 이런 주장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오랜 기간 중단했는데 남측에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았다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일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집권 2기 지도체제를 정비한 최고인민회의 후 첫 현장지도를 공군부대에서 진행하는 등 군사 행보를 부각시켜 왔다. 북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핵 협상 기회가 상실되면 핵 대결 국면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발사 시점으로만 보면 남측 압박용에 방점이 찍혔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에 맞춘 무력시위라는 점에서다. 대북 제재 문제로 운신의 폭이 좁은 남측에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미국 워싱턴 현지시간으로는 9일 오전 3시29분 발사체를 쏘아올렸다. 지난 4일엔 북한이 미국 ‘프라임 시간대’를 노렸었다. 지난 4일 발사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금요일 오후 8시6분~9시55분에 이뤄졌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하고 있다.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추가 대북 제재가 이뤄진 적은 없지만 잇따른 도발에 따른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경택 권지혜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