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가 ‘QR코드(격자무늬 바코드) 결제 서비스’를 무기로 해외시장 진출에 나섰다. QR코드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아시아 국가가 공략 대상이다. 시장에서는 QR코드 결제가 시장 포화,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카드업계에 돌파구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한다.
BC카드는 중국의 국영 신용카드사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널(UPI)과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국내 카드업계 최초다. 중국에서 BC유니온페이카드를 사용하면 한국에서처럼 ‘페이북(paybooc)’ 애플리케이션으로 QR코드 결제를 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중국 방문 시 환전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현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더해진다.
BC카드는 지난달 초에 인도네시아 국책은행인 만디리(Mandiri) 은행과 QR코드 결제 서비스 도입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BC카드가 유독 QR코드 결제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일종의 ‘틈새 전략’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실물 플라스틱카드를 직접 긁거나, 터치만으로 결제가 되는 ‘마그네틱 결제(MST) 기술’ 전용 단말기가 상용화되지 않았다. 반면 QR코드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폰 보급률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와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68%(2018년 기준)에 이른다. 이용자는 9억5000만명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약 3666만대로 2013년(약 1973만대)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앞세운 BC카드의 해외 진출은 국내 카드업계에 반가운 일이다. 카드 지급결제 서비스 사업자인 BC카드가 QR코드 결제 해외가맹점을 확보하면 BC카드와 제휴를 맺은 11개 카드 회원사들도 해외가맹점에서 QR코드 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BC카드의 해외진출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다. BC카드 관계자는 “BC카드와 사업 특성이 유사한 중국 유니온페이와는 10년 전부터, 인도네시아 만디리와는 5년 전부터 협업을 해오고 있다”면서 “다른 카드사들이 새롭게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에 비하면 효율성이 높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