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그리스’는 잊어라!”
포스터 상단에 적힌 문구가 호기롭다. 스테디셀러 뮤지컬 ‘그리스’가 새로운 버전으로 돌아왔다. 기존의 올드한 복고 분위기를 벗고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뉴트로’를 콘셉트로 내세웠다. 공연 타이틀에도 ‘2019 올 뉴(ALL NEW)’라는 부제를 달았다.
‘그리스’는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로큰롤 문화를 소재로 청춘의 꿈과 열정,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여름방학 휴가지에서 만났던 대니와 샌디가 학교에서 재회하며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를 주축으로 그린다.
한국에서는 2003년 초연된 이후 16년 동안 26번의 프로덕션으로 2500회 공연됐다. 워낙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작품이라 얼마간 고정된 틀이 존재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최대한 변화를 꾀했다. 음악 무대 의상 등 작품 전반에 걸쳐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무대 배경에 전면 LED 스크린을 배치하는 도전적인 선택을 했다. 3D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복고를 현대 감성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음악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줬다. 로큰롤에 팝을 결합해 새롭게 편곡했다”고 덧붙였다.
눈길을 끄는 건 캐스팅이다. ‘스타 마케팅’이 아닌 ‘스타 메이킹’을 노리겠다는 포부로 신예들을 대거 기용했다. 앞서 이선균 김소현 오만석 엄기준 조정석 김무열 등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해 ‘스타 등용문’으로 이름을 날린 작품인 만큼, 어떤 신성이 등장할지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오는 8월 11일까지 이어진다. 신 프로듀서는 “관객들이 가볍게 들어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자 한다”면서 “젊은 배우들의 성장을 관심 있게 지켜봐주신다면 이 가운데 분명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