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vs 기적… ‘유럽 왕중왕’ EPL 싸움

입력 2019-05-10 04:03
토트넘 홋스퍼가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루카스 모우라의 해트트릭으로 아약스를 3대 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토트넘은 다음 달 2일 새벽 4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같은 프리미어리그 팀인 리버풀을 상대한다. 사진은 유럽축구연맹(UEFA)이 결승전을 예고하며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양팀의 주축 선수 이미지. 손흥민(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버질 반 다이크, 크리스티안 에릭센,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사디오 마네, 가운데는 모하메드 살라. UEFA 챔피언스리그 인스타그램

‘프리미어리그 VS 프리미어리그’

올해 ‘빅 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컵)’는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된 토트넘 홋스퍼와 리버풀 중 한 팀이 가져가게 됐다. 1955-1956시즌부터 시작된 유러피언컵을 포함한 챔피언스리그 역사에서 잉글랜드 팀끼리 결승전을 치른 것은 2007-20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 이후 두 번째다. 박지성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손흥민의 ‘꿈의 무대’ 골 사냥 여부도 관심거리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3대 2로 이겼다. 1차전에서 0대 1로 져 1·2차전 합계 3대 3을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앞선 토트넘이 137년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토트넘은 전반에 마타이스 데 리트, 하킴 지예흐에게 연속 골을 허용해 패색이 짙었으나 루카스 모우라의 후반 10분·14분 골과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세 번째 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전날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친 리버풀과 다음 달 2일 새벽 4시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 스타디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에서 단판 승부를 치른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처음 마주하는 두 팀이지만 챔피언스리그 역대 결과에선 리버풀이 토트넘에 크게 앞선다.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통산 5회(77·78·81·84·2005년) 우승을 기록했다. 준우승도 3회(85·2007·2018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결승 진출이다. 지난해엔 레알 마드리드와 결승에서 만나 1-1까지는 균형을 유지하다 가레스 베일에 멀티 골을 내주며 1대 3으로 패했다. 반면 토트넘은 이전 시즌까지 1961-1962시즌 기록한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 전신) 준결승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리버풀이 앞선다. 리그에서 2번 마주쳐 토트넘이 모두 1대 2로 패했다.

결승에선 두 팀 모두 준결승 2차전에 나서지 못한 주축 선수들의 복귀 여부와 컨디션 회복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리버풀은 ‘마누라’ 라인 3인방 중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인 모하메드 살라(22골), 호베르투 피르미누(12골)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바르셀로나를 꺾었다. 토트넘 역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을 기록 중인 해리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장기 공백 상태다.

손흥민은 맨유에서 2009년과 2011년 결승 무대를 밟았던 박지성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다. 박지성은 두 번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2009년에는 후반 21분 교체됐고, 2011년에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두 번의 결승전 모두 맨유가 바르셀로나에 무릎을 꿇었다. 2008년 맨유가 첼시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해 빅 이어를 들었을 때는 박지성이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었다. 손흥민이 결승에 나와 리버풀에 이길 경우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또 손흥민이 골을 넣을 경우엔 한국인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득점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손흥민은 준결승 2차전에선 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을 기록 중이다. 1골만 더 추가하면 자신의 시즌 통산 최다 골(21골) 기록과도 같아진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