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취임 2주년 맞춰… 야권, 경제 정책 집중 공세

입력 2019-05-09 19:38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울산 매곡산업단지에서 최고위원회·경제실정백서특위 연석회의를 열고 ‘문재인 정권 경제 실정 징비록’ 발간 취지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은 9일 정부의 경제 정책을 실정(失政)으로 규정하고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2년간 각종 경제지표 악화 등을 총정리한 백서를 공개했다. 바른미래당에서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당은 오전 울산에서 최고위원회·경제실정백서특위 연석회의를 열고 당 경제실정백서특위가 발간한 ‘문재인 정권 경제 실정 징비록(懲毖錄·사진)’을 발표했다.

지난 7일부터 민생투쟁 대장정 일정을 이어온 황교안 대표는 “이 징비록은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을 고발한다는 의미와 함께 한국당이 좌파 포퓰리즘 경제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을 위한 정책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기초 자료라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징비록은 조선 중기 문신인 서애 류성룡(1542~1607)이 임진왜란 직후 후대를 위해 임진왜란 7년 동안의 경과와 원인을 분석, 발간한 기록물이다. 한국당이 백서에 징비록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지난 2년 사이 민생경제 악화가 임진왜란만큼 심각하다는 의미에서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이 만든 세트장에 갇혀 현실을 못 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세트장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국민이 세트장을 무너뜨릴 날이 오고야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실정백서특위 위원장인 김광림 최고위원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힌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언급하며 “이전 정부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취업자 수 증가치, 역대 최악의 빈부격차를 불러온 분배 참사, 2019년 1분기 마이너스 성장 등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됐다”고 비꼬았다.

200쪽 분량의 백서에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각종 경제지표 악화의 실태, 정권의 주요 인사들의 경제 인식과 관련된 발언이 담겼다.

한국당은 백서에서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제로, 친노조·반기업 정책, 복지 포퓰리즘, 문재인케어, 탈원전, 미세먼지 대책, 4대강 보 해체 등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10가지 정책이 모두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 경제 실정을 바로잡기 위한 ‘2020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문재인 정권이 무너뜨린 경제를 살려내는 경제 대안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무능과 독선의 2년’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통령이 되기 전 문재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경제도 무능, 안보도 무능한 정권’이라고 비판했지만 문 대통령은 더는 과거 정권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2년간 이 정권이 보여준 것이 바로 무능이었고, 그 무능을 반성할 줄도, 고칠 줄도 모르는 독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다. 온갖 미사여구와 통계 왜곡으로 감추려 하지만 우리 경제는 곳곳에서 위기의 경보음이 울린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토론회 축사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시간 단축 같은 구시대적 사회정의 개념에만 매몰되지 말고 새로운 투자나 기술혁명, 시장 활성화를 위해 철학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