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정부 출범 2주년을 기념해 문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이니(문 대통령의 애칭) 굿즈’를 공개했다. 청와대가 아닌 여당이 대통령 기념품을 만들고, 출시 행사까지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통령 개인을 향한 ‘팬덤’에 당이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찬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굿즈 론칭 행사에서 “정당 차원에서 정치 캐릭터 굿즈를 제작한 건 민주당이 최초”라며 “굿즈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민주당의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는 정치참여 문화의 상징이라는 의미가 있다. 굿즈가 당과 당원 사이 결속을 높이고 새로운 정당 문화를 구축하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6년 민주당은 로고를 디자인에 활용한 머그잔과 에코백 등을 출시했었다.
이번에 공개된 기념품은 유리 구(球)에 문 대통령의 미니어처가 담긴 ‘스노볼’ 형태다. 문 대통령 내외와 청와대 전경을 담은 ‘청와대 버전’과 문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선서 장면을 캐릭터화한 ‘취임식 버전’ 등 두 종류로 구성됐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오후 2시부터 스노볼 3000개를 당 홈페이지에서 당원 대상으로 한정 판매키로 했다.
그동안 ‘이니 굿즈’는 여러 번 화제가 돼 왔다. 청와대가 기념품으로 제공하는 손목시계인 ‘이니 시계’는 한정된 수량 탓에 중고 제품을 고가에라도 사겠다는 글이 온라인에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청와대가 공개한 취임 1주년 기념품은 표절 시비에 휩싸여 판매가 취소됐다.
여당이 대통령 기념품을 만든 배경에는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보다 높은 현상을 꼽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보다 낙폭이 크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7~8일 여론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3.7% 포인트 내린 36.4%로 집계됐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34.8%로 상승세를 보이며 민주당과의 격차를 점차 좁히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47.3%로, 8주째 40%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