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에 찔린 의료한국… 꼬리무는 사고 왜 못막나

입력 2019-05-12 17:48

연예인과 유력인사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프로포폴이 온라인상에서 불법 거래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쿠키뉴스 확인 결과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우유주사 팝니다 #프로포폴 #주사이모소개’ 등 프로포폴에 대한 불법 광고가 버젓이 올라오고 있었다. 프로포폴은 마약류 관리에 의한 법률 등에 의해 지정·관리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철저하게 관리돼야 할 각종 마약류가 SNS 불법 유통망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은 정맥으로 투여되는 수면마취제의 한 종류다. 여타 마취제에 비해 마취유도와 마취회복이 빠르고, 오심이나 구토를 일으키는 빈도가 낮다는 장점이 있어 의료현장에서는 프로포폴에 알러지가 있거나 특별한 금기가 있는 환자가 아니라면 수면 내시경이나 레이저시술부터 큰 수술에 있어 전신마취나 진정 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문제는 프로포폴은 오남용 시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위험한 약물이라는 점이다.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사인도 프로포폴 오남용이었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에 무분별하게 취급될 경우 치명적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지적이다. 서권휘 한림대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프로포폴은 혈압과 심근의 수축력을 떨어뜨리고 무호흡, 저혈압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효과와 부작용의 차이를 나타내는 구간(안전역)이 좁은 약제이기 때문에 의료현장 외에서 사용될 시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반드시 의료진과 안전장치가 마련된 상황에서 사용돼야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서 교수는 “프로포폴은 의료인이 아니면 취급할 수 없는 특수목적의 약제”라며 “혈압, 심박수, 산소포화도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면서, 응급상황에 빠르게 조치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과 시스템이 준비된 상태에서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포폴은 중독성이 있지만, 알코올 등 대표적인 중독 물질보다는 약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프로포폴 사용빈도와 양에 따라 중독이 될 수도 있지만, 일반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용량으로 금단현상이나 갈망이 심한 수준에 이를 위험은 낮은 편이다. 오히려 수면이나 피로 문제와 관련이 깊다. 프로포폴을 맞으면 우리 뇌의 신경전달을 억제하는 GABA수용체에 작용해 진정과 기억상실효과를 나타낸다. 대뇌의 기능을 저하시켜 수면을 유도하는 것이다. 프로포폴을 맞고 자면 충분히 수면한 것 같은 개운함과 쾌적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때문에 만성피로나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스트레스가 심하고 우울, 불안 등 증상이 심한 환자들이 잠을 청하거나 고통을 잊기 위해 프로포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혜진 아이디병원 원장(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은 “불면증, 불안, 두려움 등을 가진 사람이 충분히 수면한 것 같은 개운하고 쾌적한 느낌을 느끼기 위해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약물을 찾게 되고 이렇게 정신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것이 프로포폴 중독이다. 약물로 인한 일시적인 반응을 원기회복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포폴로 인한 긴급 상황에는 너무나 많은 경우의 수가 있어 현장에서 쓰일 때에도 전신마취에 준하는 감시를 한다”며 “향정약물관리의 체계적인 시스템의 부재가 문제의 원인이 아닐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