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만성 두드러기… “탈출구는 어디”

입력 2019-05-12 18:22

“직장을 그만두고 산에 들어가야 하나 고민도 했어요.” 3년째 만성 두드러기를 앓고 있는 환자 A씨는 어느 날 갑자기 두드러기가 생겼다고 했다. 특별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 얼굴과 전신에 붉은 반점이 올라왔다는 것. 얼굴과 손발이 따갑고 가려운 증상은 3년째 이어졌다.

이러한 ‘만성 두드러기’로 고통 받는 환자가 국내에만 약 600만 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치료받는 환자는 1%에 그친다. 두드러기는 인구의 20%가 일생에서 한 번 이상 증상을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문제는 각종 검사에도 특별한 원인을 발견할 수 없고, 만성화되는 경우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만성 두드러기는 삶의 질 저하 문제가 심각하다. 평균 유병기간은 약 1~5년으로 환자의 약 50%는 6개월 내 호전되지만, 증상이 3년 또는 5년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각 20%에 달한다. 2%미만에서는 25년까지도 지속되는 증상으로 고통 받는다.

환자들은 단순한 가려움증이나 미용 상의 문제 이외에도 장기적인 수면부족과 만성피로로 일상적인 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환자의 58%는 증상으로 인해 직장을 결근하거나 학교에 결석하고, 우울이나 불안, 대인기피증 등의 동반률이 일반인 대비 2~3배에 달한다.

만성 두드러기는 발병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반면 악화요인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만성 두드러기의 진단과 치료’ 논문에 따르면, 한국 만성 두드러기 환자에서 흔한 악화요인은 신체적 피로(51.3%), 식품(42.0%), 스트레스(41.5%)를 비롯해 술(27.7%), 한랭 접촉(23.2%), 지연형 압박(21.9%) 등이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가려움증과 화끈거리는 통증,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두드러기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된다면 의심해야 한다. 박흥우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실제 만성 두드러기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시작된 피부 병변이 만성 두드러기의 시초였는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며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만성 두드러기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가 많으며 국내에서도 만성 두드러기에 대한 인식이 낮아 상당수의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체 어느 부위에서든 두드러기, 가려움증, 혈관부종이 6주 이상 지속, 반복된다면 만성 두드러기를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